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를 향한 구애의 행렬에 가담했다. 크렘린궁은 13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이 내년 1월20일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취임 전에 만날 수 있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공보비서는 이날 러시아 일간 모스코프스키 콤소몰레츠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자가 취임하기 전에 푸틴 대통령과 접촉이 있을 가능성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이익 보호를 우선하고 국내 정치에서 실용적 입장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두 지도자의 정치관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9일 트럼프가 당선 소식이 알려진 뒤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축전을 보냈다. 푸틴 대통령은 축전에서 위기에 처한 미-러 관계 개선과 국제현안 해결 등에서 양국이 공조하길 기대한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대선 운동 기간에 줄곧 러시아와 푸틴 대통령에게 우호적 태도를 보이면서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러시아와 관계 개선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취임 이후 미-러 관계가 상당 정도로 회복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미 대선 기간에 러시아가 공화, 민주 양당 후보 진영과 모두 접촉했다고 확인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외무부 대변인은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가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만났으며 다른 러시아 인사들도 트럼프 지지자들과 접촉했다”면서 “(미국 대선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현안은 무엇인지 등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힐러리 클린턴 후보 측에서도 여러 차례 모스크바에 왔었다”며 “러시아가 어느 한 후보를 지지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