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자동차 전장(電裝)사업 진출을 위해 ‘유니콘’이 아니라 ‘종마’를 선택했다.”(로이터통신)

삼성전자가 미국 자동차 전장업체 하만을 80억달러(약 9조4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한 것을 놓고 주요 외신은 호평을 쏟아냈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자동차 전장사업에 진출하기로 한 결정이 시의적절했다는 점, 갤럭시노트7 조기 단종 등 악재에도 위축되지 않고 공격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선 점을 높이 평가했다. 일부 언론은 전장사업을 처음부터 키우기보다 기존 전장업체를 인수하기로 한 결정이 현실적이고 합리적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로이터는 “하만 인수로 전장사업에서 삼성이 확실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게 됐고, 삼성과 하만의 조합은 성장 속도 가속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구글이나 애플, 우버와 같이 자체 기술 개발을 위해 노력하는 것보다 하만을 인수하는 것이 (전장사업에 뛰어드는)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보도했다. 자체 기술 개발은 환상을 의미하는 ‘유니콘’으로, 하만 인수는 현실을 의미하는 ‘종마’로 비유하기도 했다. 삼성이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결정을 내렸다는 의미다.

블룸버그는 “이번 인수로 삼성은 자동차 부품 공급사 중 상위권에 진출하게 됐다”며 “자동차 부품 시장에서 기반을 다지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스마트폰 부문 의존도를 줄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최근 갤럭시노트7 사태를 고려하면 삼성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노력은 매우 의미 있다”며 “삼성 경영진이 현재의 위기에 위축되지 않고 미래 비전을 지속적으로 실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번 인수는 삼성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을 적절하게 활용한 사례”라며 “인수가 잘 마무리되면 삼성 주주에게도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AFP도 “이번 거래로 삼성은 갤럭시노트7 사태를 뒤로하고 앞으로 나아갈 기회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