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등 10대 그룹 간판기업의 올 3분기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8%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1분기 이후 5년여 만에 외형이 최저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기업들 사이에선 “앞날이 더 캄캄하다”는 말이 나온다. ‘최순실 게이트’와 ‘트럼프 리스크’ 등으로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이 15일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10대 그룹(자산 기준) 대표 기업(연결 매출 기준) 열 곳의 올 3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매출 합계는 143조73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155조4900억원)보다 7.6%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제회계기준(IFRS)이 의무화된 2011년 1분기(136조9100억원) 후 전 분기를 통틀어 가장 작은 규모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이노베이션 LG전자 포스코 GS칼텍스 현대중공업 등 일곱 곳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모두 줄었다. 매출이 늘어난 곳은 롯데쇼핑 (주)한화 대한항공 등 세 곳에 불과했다.
10대 기업 매출 '5년 만에 최악'
비용을 줄여 이익을 내던 기업들의 수익성도 악화됐다. 이들 10대 간판기업의 올 3분기 영업이익 합계는 9조94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10조100억원)보다 0.7% 줄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이른바 ‘빅2’가 올 3분기 사상 최악의 실적을 거둔 영향이 컸다.

더 심각한 것은 기업들이 앞을 제대로 내다볼 수 없다는 점이다. 4대 그룹의 한 임원은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특검이나 국회 청문회가 시작되면 기업 총수를 또 부를 텐데, 제대로 된 경영이 되겠느냐”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계획 수립이나 신성장동력 발굴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