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차기 대통령에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된 뒤 달러화 가치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앞으로 20%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5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투자자들이 강(强)달러에 베팅하는 것은 트럼프 당선자가 재정을 지출하고 금리를 인상하는 ‘레이건식 정책’을 쓸 것으로 예측하고 있기 때문이다.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은 1981년부터 1989년까지 재임하면서 세금을 깎고, 재정을 풀어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했다. 뛰어오르는 물가를 억누르기 위해 폴 볼커 당시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과 호흡을 맞춰 기준금리를 연 18%까지 끌어올렸다. 레이건 취임 후 1985년 2월 최고점에 이를 때까지 달러화 가치는 45% 뛰어올랐다.

투자회사 브라운브러더스해리먼의 마크 챈들러는 “미국이 레이건 스타일로 회귀하기 직전”이라며 “다만 트럼프는 ‘약한 레이건’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도 (주요 교역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가 20%는 더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노무라증권의 외환전략가인 비랄 하피즈는 고물가를 잡으려 했던 레이건을 저금리 환경의 트럼프와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루카 파올리니 픽텟자산관리 수석전략가도 트럼프가 공화당이나 재닛 옐런 Fed 의장과 얼마나 협력할지 알 수 없다며 ‘강달러 시대 개막’에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이상은/김유미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