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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 이틀 앓고 3일째 죽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100세 시대 노년 건강에 대한 희망이 담긴 숫자다. 그러나 현실은 희망과 다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팔팔하게’ 사는 기간을 건강수명, 앓는 기간을 질병수명으로 구분한다. WHO가 발표한 한국인의 건강수명은 73.2세. 하지만 한국인이 희망하는 건강수명은 80.5세다. 7.3년의 차이가 난다. 이는 뷰티헬스케어기업 뉴스킨의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파마넥스가 리서치회사 마크로밀엠브레인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다. 연령대별 200명씩 전체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질병수명도 현실과 희망의 차이가 컸다. WHO가 발표한 한국인의 질병수명은 9.1년이다. 노년기 10년 가까운 시간을 병과 함께 살아가는 셈이다. 반면 한국인이 바라는 질병수명은 2.2년이다. 차이가 6.9년이나 된다. 본인이 예상하는 질병수명 기간도 전체 평균 3년에 불과했다.

노년에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건강수명 1년을 돈으로 살 수 있다면 얼마를 지급하겠느냐는 질문도 했다. 평균 2492만원이라고 답했다. 연령별로 보면 20대가 가장 많은 2880만원을 지급할 용의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30대는 2415만원, 40대는 2530만원, 50대는 2535만원, 60대는 2100만원이었다. 전체적으로는 여성(2352만원)보다 남성(2632만원)이 더 많은 돈을 내더라도 건강수명을 늘리고 싶다고 답했다.

그러나 건강한 노후를 위한 준비는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건강수명 향상을 위한 노력(운동, 금연, 건강한 식습관 유지)이나 투자(건강기능식품 섭취 등)를 점수로 환산해 달라는 요구에 대한 답은 전체 평균 61.2점(100점 만점)에 그쳤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