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순구의 비타민 경제] 오늘 할 일을 왜 내일로 미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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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순구 <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
![[한순구의 비타민 경제] 오늘 할 일을 왜 내일로 미룰까](https://img.hankyung.com/photo/201611/AA.12844432.1.jpg)
그런데 12시간을 3일로 나눠서 하루 4시간씩 공부하려고 하니 바로 오늘이 불타는 금요일 ‘불금’이다. 그래서 불금인 오늘은 일단 하루 종일 놀고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 동안 하루에 6시간을 공부하자고 생각한다. 금요일의 즐거운 시간을 희생하지 않고도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순구의 비타민 경제] 오늘 할 일을 왜 내일로 미룰까](https://img.hankyung.com/photo/201611/AA.12844427.1.jpg)
많은 분이 공감하겠지만 이것이 바로 우리가 공부나 일을 자꾸 미루게 되는 이유다. 경제학에 쌍곡선형 할인(hyperbolic discount)이라는 용어가 있는데 위의 현상을 설명하는 이론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나는 한 명이 아니고 여러 명이다. 위의 예에서는 금요일의 나, 토요일의 나, 일요일의 나가 있는 것이다. 금요일의 나는 얄밉게 토요일과 일요일의 나에게 일을 떠넘기고 혼자만 즐기려 한다. 토요일의 나도 일요일의 나에게 일을 떠넘기는 것은 마찬가지다. 일요일의 나는 혼자 억울해 금요일과 토요일의 내가 세워서 일요일의 나에게 강요한 계획을 제대로 따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말 자신과의 싸움이 가장 힘들다. 쌍곡선 이론은 모르더라도 우리는 미래의 나에게 계획 실천을 강요하기 위해서 학생 때는 독서실에 억지로 등록도 하고, 나이가 들어서는 헬스클럽에 한 달 치를 미리 내보기도 한다. 하지만 미래의 나를 이기는 방법은 당장 오늘의 나부터 공부나 운동을 시작해 모범을 보이는 수밖에 없다.
한순구 <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