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빅데이터 광고로 네이버에 도전장
카카오가 국내 인터넷 광고 시장의 절대 강자인 네이버에 맞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사용자 맞춤형 광고를 내놨다. 현재 PC 및 모바일 검색 광고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네이버를 얼마나 추격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네이버의 간판 광고 상품은 검색 광고다. PC와 모바일 사이트·앱(응용프로그램)에서 검색어에 맞춰 보여주는 광고다. 네이버는 한국인 10명 중 8명이 쓰는 검색 엔진의 위력을 바탕으로 이 분야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네이버는 PC와 모바일 플랫폼에 쏠리는 막대한 트래픽을 활용하는 디스플레이(노출형) 광고에서도 강점을 발휘하고 있다. 국내 광고 매출에서 검색과 디스플레이 광고의 비율은 8 대 2 수준이다.

네이버 자회사인 메신저 라인의 광고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라인은 중국 위챗과 함께 광고 수익 모델이 잘 갖춰진 글로벌 메신저로 꼽힌다. 유료 기업 계정 등의 마케팅 상품을 통해 라인이 벌어준 매출은 네이버 3분기 광고 수입의 21%에 달한다.

이에 맞서 카카오가 내놓은 광고 신상품의 핵심은 빅데이터 분석이다. 여민수 카카오 광고사업 총괄 부사장은 “카카오스토리(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좋아요’를 누르거나, 카카오택시를 불러 이동할 때마다 실시간 로그 데이터(개인을 식별할 수 없는 정보)가 고스란히 남는다”며 “이를 분석하면 기업의 광고 목적에 맞는 사용자 그룹을 묶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순 과거 구매 이력을 분석해 비슷한 종류의 상품을 추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사용자의 실제 관심사와 상황에 따라 할인 쿠폰을 보낼 수도 있다.

카카오톡의 기업 마케팅 계정인 ‘플러스 친구’는 상담에서부터 예약 주문 결제까지 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진화한다. 월 사용자(MAU)가 2600만명에 달하는 카카오톡 내 채널 탭에서도 일반 배너 광고와 네이티브 광고(정보성 광고)가 나온다. 카카오톡과 연계된 웹툰·웹소설 플랫폼인 카카오페이지에서는 콘텐츠 감상에 필요한 캐시(가상화폐)를 주는 대신 광고 영상을 보는 ‘캐시프랜즈’ 서비스를 내놓기로 했다.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는 메신저 게임 O2O(온·오프라인 연계) 등에서 폭넓은 사용자 기반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이들 앱의 데이터를 제대로 엮어낸다면 강력한 마케팅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메신저는 사생활 침해 문제와 관련해 다른 앱보다 훨씬 민감하기 때문에 지나치게 정확한 타깃 마케팅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