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이 제주시 도남주공연립을 재건축해 짓는 ‘해모로 리치힐’ 아파트 모델하우스가 지난 11일 방문객으로 붐비고 있다. 한진중공업 제공
한진중공업이 제주시 도남주공연립을 재건축해 짓는 ‘해모로 리치힐’ 아파트 모델하우스가 지난 11일 방문객으로 붐비고 있다. 한진중공업 제공
제주의 첫 재건축 아파트 ‘해모로리치힐’이 최고 212 대 1의 청약경쟁률로 ‘완판’(완전판매)됐다. 공급 과잉 우려와 수도권 부동산에 대한 정부 규제 등으로 숨 고르기에 들어간 다른 지역 주택시장과 확연히 대비된다.

18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한진중공업이 제주시 도남동에서 분양한 해모로리치힐 일반공급 163가구에 청약 1순위자 2만1197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130 대 1을 기록했다. 제주도 내 전체 1순위자(지난달 말 기준 12만4121명) 중 17% 이상이 이곳에 청약했다. 22가구인 84㎡ C타입에는 4666명이 몰려 경쟁률이 212 대 1에 달했다. 8개 주택형 중 5개의 경쟁률이 100 대 1을 넘겼다.

이 아파트는 도남주공연립을 재건축하는 단지로, 제주도 내 재건축 1호 사업장이다. 기존 도심에서 공급되는 신규 단지인 데다 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분양 전부터 수요자의 관심이 컸다는 게 분양업계의 설명이다. 지난 11일 개장한 견본주택에는 주말 포함 사흘간 관람객 1만6000여명이 찾았다.

제주도는 ‘11·3 주택시장 안정대책’ 지역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이번 열기는 11·3 대책의 풍선 효과라기보다는 제주도 내 투자 수요에 따른 것이라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단지는 분양권 전매가 자유롭고 분양가가 인근 기존 주택 시세보다 낮은 점이 특징으로 꼽혔다. 이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1460만원이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제주 시내 인근 기존 아파트 시세와 비교하면 해모로리치힐 분양가는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4년 입주한 노형 2차아이파크 전용 115㎡가 지난 9월 9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해모로리치힐의 전용 119㎡ 분양가는 7억3000만원 선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제주도엔 건축 규제가 많아 공급이 적은 편”이라며 “최근 ‘제주도 한 달 살기’ 열풍, 에어비앤비 등 단기 임차 수요도 많아지면서 임대사업을 목적으로 아파트를 구입하려는 투자자가 많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제주는 지역 내 1년 이상 거주자에 한해 ‘청약 1순위 당해’ 자격을 주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내년 상반기에 제주시 노형동에서 노형국민연립주택 재건축 단지를 추가로 분양할 예정이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