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 온라인 미디어 한경닷컴이 주최한 '제12회 오케스트라의 신바람'이 19일 저녁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 최혁 기자 chokob@hankyung.com
한국경제신문 온라인 미디어 한경닷컴이 주최한 '제12회 오케스트라의 신바람'이 19일 저녁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 최혁 기자 chokob@hankyung.com
"베토벤이 교향곡 5번 C단조 운명을 작곡할 때 생활 형편이 어려웠어요. 집주인이 방세를 내라고 베토벤 집 방문을 두드리곤 했죠. 그런데 베토벤은 돈 낼 생각은 안하고 '똑똑똑' 문 두드리는 소리를 듣고 곡을 쓰면 되겠다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운명교향곡이 탄생하게 됐죠."

금난새 한경필하모닉오케스트라 음악감독의 말에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이 악기로 문 두드리는 소리를 묘사했다. 이어 금 감독은 "'빰빰빰빠' 소리는 멜로디가 아니고 모티브"라며 "베토벤은 단어를 이용해 곡을 전개시켰다"라고 설명했다.

한국경제신문 온라인 미디어 한경닷컴이 주최한 '제12회 오케스트라의 신바람'이 19일 저녁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풍성하고 따스한 연말 분위기를 전하는 클래식 명곡들이 한경필하모닉오케스트의 환상적인 선율을 타고 1000여명의 관객들 사이로 퍼져나갔다. 이번 음악회는 그리그의 '페르귄트 모음곡' 중 '아침의 기분'으로 시작해 베토벤의 교향곡 5번 C단조 운명으로 끝났다. 금 감독의 친절한 해설이 더해지면서 관객들의 흥미를 자아냈다.

금난새의 클래식 선율에 1000명 관객 "브라보"…한경닷컴 '신바람 음악회' 성황리에 마쳐
금 감독의 해설은 익살스럽고 재치있었다. 소울플레이어(Soul Player) 강초혜 씨가 '플루트 협주곡 1번 G장조'를 연주하기 전에는 강씨를 격려하기도 했다. 금 감독은 "여러분들이 격려해줘서 강초혜씨가 뒤에서 흥분하고 있다"며 "강초혜씨는 악조건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더 좋은 연주자로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씨는 한빛맹학교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 중이다. 그는 생후 17개월 때 앓은 뇌막염 후유증으로 시각 장애 1급 판정을 받았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전문연주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 중이다. 장애인기능경진대회를 비롯해 서울시 시민예술제, 서울시 교육청 초청 런치콘서트 등 다수의 무대에 오른 경험이 있다.

플루트 연주에 이어 바리톤 김동원이 귀에 익은 오페라 아리아를 들려줬다. 김동원은 다채로운 음폭을 넘나드는 풍성한 소리로 베르디의 오페라 라트라비아타 중 '프로벤자 내 고향으로'와 비제의 '카르멘' 중 '투우사의 노래'를 열창했다.

베토벤 교향곡 5번 C단조 운명의 정열적이고 박진감 넘치는 연주가 끝나자 객석에선 "브라보"와 "앙코르"가 쏟아졌다. 한경필은 '감사'의 의미를 담은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5번으로 음악회를 마무리했다.

객석에서는 곡이 끝날 때마다 관객들의 뜨거운 환호과 박수 갈채가 이어졌다. 금 감독의 해설에는 관객들의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음악회에 참석한 최창윤 씨(27)는 "김동원 테너의 투우사의 노래가 인상적이었다. 오케스트라의 연주도 돋보여서 좋았다"며 "아주 오랜만에 음악회를 왔는데 좋은 음악과 해설을 들을 수 있었다"고 평했다.

안혜원 /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