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에 빛 바랜 금펀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다가왔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금(金) 펀드 수익률이 뚝 떨어졌다. 금보다 달러를 보유하는 게 유리하다는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1개 금 펀드의 최근 1주일 수익률(18일 기준)은 -7.27%로 집계됐다. 국제 금 시세가 지난 5월 말 이후 가장 낮은 온스당 1208달러까지 추락하면서 금과 연계된 금융상품 수익률이 일제히 떨어졌다.

황병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며 “달러화 강세, 금 약세 기조가 뚜렷해졌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연말에 가까워질수록 금값 하락세가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단기 조정폭이 컸던 데다 인도와 중국 등에서 금 실물을 찾는 수요도 꾸준하기 때문이다. 신성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말 금리 인상 직전에도 금값이 온스당 1050원까지 조정을 받다가 반등했다”며 “이번에도 단기 조정을 거친 뒤 다시 제자리를 찾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자가 선거 공약에 따라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할 때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인플레이션도 금값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물가가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하면 달러화 강세 현상이 완화된다는 논리다. 금은 전통적인 인플레이션 헤지(위험 분산) 수단으로 물가가 오르는 국면에 자금이 몰린다. 유럽이 정치적으로 불안한 상태라는 점도 금 수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이베스트증권은 내년 평균 금가격을 온스당 1330달러 수준으로 예상했다. 연말 조정 국면에서 분할 매수 기회를 노려볼 만하다는 조언이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