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정민 기자 ] 아시아 1위 화장품 기업 시세이도는 지난달 주력 브랜드 시세이도를 통해 국내에 첫 쿠션 제품 '싱크로 스킨 글로우 쿠션 컴팩트'를 출시했다.

사진=한국시세이도 제공
사진=한국시세이도 제공
제품의 광고 문구는 '피부 마스터들의 첫 번째 쿠션'으로 140년의 장인 정신을 담았음을 강조한다.

그러나 21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실제로 쿠션 제품을 만든 제조사는 한국 화장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기업 코스맥스다. 쿠션 기술 원조 국가인 한국의 기술력을 빌린 것이다.

K뷰티 간판 제품인 쿠션의 경우 해외 유수의 브랜드가 원조 기업인 아모레퍼시픽과 기술 협약을 맺거나 한국 OEM사 등을 통해 제품을 제조하고 있고, 이에 시세이도도 편승해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게 화장품 업계의 평가다.

아모레퍼시픽은 2008년 도장(스탬프) 타입의 쿠션을 선보여 화장품 내 새 카테고리를 탄생시켰다. 쿠션은 선크림과 메이크업 베이스, 파운데이션 등 화장품을 특수 스펀지 재질에 흡수시켜 팩트형 용기에 담아낸 멀티 메이크업 제품이다.

아모레퍼시픽은 2008년 3월 아이오페에서 '에어쿠션®'을 출시해 돌풍을 일으켰고, 이는 K뷰티 열풍과 맞물려 주목을 받았다. 한류 스타의 피부 화장 비결이 쿠션이란 입소문을 타고 공전의 히트를 쳤다. 이에 쿠션은 BB크림과 CC크림에 이은 K뷰티 간판 스타 상품으로 떠올랐다.

아모레퍼시픽은 현재 그룹 내 15개 브랜드를 통해 쿠션 제품을 출시했고, 지난 3분기 기준 누적으로 1억개의 제품을 팔았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의 쿠션 제품만 국내외에서 총 3300만 개 이상이 판매됐는데 이는 1초에 1개씩 팔린 셈이다.

이에 국내 기업 뿐 아니라 유수의 해외 화장품 업체들도 같은 형태의 제품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부터 로레알그룹 계열 랑콤, 비오템을 필두로 세계 에스티로더 그룹 계열 바비브라운, 암웨이 계열 아티스트리 등 브랜드들까지 잇따라 쿠션 화장품을 출시하고 나섰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 소속 화장품 브랜드 크리스챤 디올은 아모레퍼시픽으로부터 기술을 전수받아 제품을 내놨다.

랑콤, 비오템, 바비브라운, 입생로랑, 아티스트리 등 해외 브랜드는 코스맥스와 코스메카코리아 등 한국 OEM 업체를 제조사로 끼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도 다양한 국내 브랜드의 쿠션 제품이 인정받고 있다.

상대적으로 저가 쿠션 제품인 미샤의 'M매직 쿠션'은 일본 시장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지난해 4월 론칭 후 올 7월까지 110만개를 누적으로 팔았다.

한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쿠션의 기술력은 충분히 인정받았지만 해외에서 쿠션 제품은 아직도 새로운 제형의 제품인 만큼 '쿠션은 한국이 원조'란 이미지를 심는 게 중요하다"며 "수출 국가에서 다양한 가격대의 국내 쿠션 제품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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