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8년간의 미국 대통령 선거 승자 중 가장 낮은 평점인 C-를 받았다.

21일(현지시간) 여론조사연구기관인 퓨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발표 대선 운동 기간 트럼프 당선인의 행동과 태도에 A 또는 B 평점을 준 조사 응답자는 30%에 불과했다.

이는 퓨리서치센터가 1988년 이래 조사한 대선 승자 해당 평점 중 가장 수치다.

이 부문 종전 최저는 1988년 대선에서 승리한 '아버지' 부시인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의 49%다.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현 대통령은 대선에서 처음으로 승리한 2008년, 이 부문 최고인 75%의 A 또는 B 평점을 받았다.

대선의 승패가 나중에 결정된 2000년 대선을 제외하면, 올해 민주당 대선 후보로 트럼프에게 패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역대 처음으로 승자보다 높은 평점을 받은 패자가 됐다.

클린턴 전 장관에게 대선 기간 행동과 태도에 A 또는 B 평점을 준 응답자 비율은 43%로 트럼프 당선인보다 13%포인트 높았다.

트럼프 당선인은 C 평점 19%, D 평점 15%를 받았다.

응답자의 35%는 낙제점인 F를 줬다.

클린턴 전 장관은 C 평점 20%, D 평점 16%, F 평점 21%를 받았다.

전체 평균점수에서도 클린턴 전 장관은 'C'로 'C-'인 트럼프 당선인보다 우위에 섰다.

퓨리서치센터는 대선 직후인 10일부터 14일 닷새간 18세 이상 1천254명의 대선 투표 유권자를 대상으로 전화 설문 방식으로 대선 결과와 관련한 여론을 조사했다.

조사의 신뢰 수준은 95%다.

전체 응답자의 56%가 트럼프 당선인의 임기 4년이 성공적일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어떤 후보를 지지했느냐에 따라 세부 답변은 크게 갈렸다.

트럼프를 찍은 응답자의 97%가 첫 임기 4년을 성공적일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클린턴 전 장관 지지자의 76%는 성공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트럼프 지지자의 88%는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스타일을 신뢰한다고 답했고, 90% 이상은 트럼프 당선인이 경제, 불법이민, 건강 보험과 같은 핵심 이슈에서 능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클린턴 전 장관을 택한 지지자 대부분이 주요 문제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해결 능력을 신뢰하지 않은 가운데 58%는 트럼프 당선인이 대통령으로서 어떻게 통치할지 기회를 주고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대선 후 '우리의 대통령이 아니다'라며 트럼프 반대 시위가 미국 전역에서 일고 있지만, 조사에 참가한 클린턴 전 장관 지지자 과반은 트럼프 당선인에게 기회를 줘야 하는 것으로 답한 셈이다.

하지만 클린턴 지지자의 39%는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기간 보인 처신을 이유로 기회를 주지 말아야 한다고 답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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