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매출 효자' 된 원료의약품
원료 의약품이 제약·바이오업계의 캐시카우(현금 창출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안정적인 매출원이 되는 것은 물론 신약 연구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는 효자 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원료의약품은 의약품 제조에 들어가는 원료로 약효를 내는 핵심 성분이다. 국내 제약·바이오업체들은 선진국 수준의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내세워 머크, 화이자, 로슈 등 글로벌 제약사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국내 원료의약품 수출 규모는 2012년 10억5500만달러에서 지난해 12억7400만달러로 20% 증가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올 3분기 흑자전환해 영업이익 28억원을 기록했다. 고지혈증 치료제 등에 들어가는 고수익 원료의약품 매출이 늘어난 데다 엔고(高) 현상으로 일본 원료의약품 수출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바이오벤처 파미셀은 유전자 치료제 원료인 뉴클레오시드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 회사의 뉴클레오시드 매출은 작년 3분기 34억원에서 올 3분기에는 72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유한양행의 3분기 원료의약품 매출은 900억원으로 전년보다 28% 성장했다. 유한양행은 올해 원료의약품 매출이 2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씨트리, 바이오팜, 경보제약, 종근당바이오도 원료의약품 매출이 늘었다.

업계에서는 국내 원료의약품 성장의 원인으로 ‘품질’을 꼽는다. 중국 인도에 비해서는 가격경쟁력이 떨어지지만 선진국 수준의 생산시설에서 높은 품질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어서다. 최근 머크 계열사인 머크앤씨아이이는 우수의약품제조관리기준(cGMP) 시설 공장을 파미셀이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등 사업협력 계약을 맺었다. 공장을 빌려줘서라도 파미셀의 고품질 원료의약품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서다. 파미셀은 이번 계약을 통해 유럽, 미국 등 선진국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원료의약품 시장 전망은 밝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로부터 원료의약품을 공급받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신약 발매를 앞두고 있거나 고가 항암제 공급을 늘리고 있다”며 “원료의약품 수출은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근희 기자 tkfcka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