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고객 감동 방송광고] 한 편의 감성영화 보듯… 싼타페와 '인생의 버킷리스트'를 짜다
[2016 고객 감동 방송광고] 한 편의 감성영화 보듯… 싼타페와 '인생의 버킷리스트'를 짜다
[2016 고객 감동 방송광고] 한 편의 감성영화 보듯… 싼타페와 '인생의 버킷리스트'를 짜다
[2016 고객 감동 방송광고] 한 편의 감성영화 보듯… 싼타페와 '인생의 버킷리스트'를 짜다
거리를 걷다가 우연히 듣게 된 노래. 가슴이 찡해져서, 마음이 밝아져서, 그대로 멈춘 채 노래를 다 듣는다. 요즘 거리엔 레코드 가게가 없어서 젊은 세대는 이런 경험을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자동차 안에서 또는 휴대폰으로 노래를 듣다가 가슴이 쿵 내려앉아 차를 갓길에 세우거나 걸음을 멈춘 적은 있을 테니, 노래의 힘을 모른다고는 할 수 없겠다.

‘현대자동차 싼타페 카르페디엠’ 편 광고를, 배경 노래를 듣고 인지하게 됐다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글을 많이 접하게 된다. 그만큼 선곡이 탁월했고, ‘광고 참 멋지게 하네!’라는 감탄사로 이어지게 했다.

‘현대자동차 싼타페 카르페디엠’ 편에 흐르는 노래는 앨런 파슨스 프로젝트(Alan Parsons Project)의 ‘데이스 아 넘버스(Days Are Numbers)’다. 에드거 앨런 포와 필립 K 딕의 소설, 이집트 피라미드, 스페인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에게서 영감을 얻은, 1975년에서 1990년까지 활동한 영국의 프로그레시브 록그룹 앨런 파슨스 프로젝트. 재능이 넘쳤던 두 청년이 1985년에 발표한 곡이 그들의 노래를 따라 불렀던 중장년 팬은 물론 그들의 노래를 처음 듣는 젊은이까지 사로잡았다니, ‘Days Are Numbers’가 얼마나 모던한 곡인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 ‘세월은 숫자에 불과하다’고 직역하지 않고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인생은 짧다’는 관용구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노래 제목. 방랑자가 주인공인 가사 내용까지 확인하면 ‘Days Are Numbers’가 현대자동차 싼타페 카르페디엠 편의 광고 의도를 이보다 더 잘 전할 수는 없지 싶다. “인생은 짧아. 저 별들을 보렴. 우린 고작 이만큼만 볼 수 있지. 언젠간 너도 알게 되겠지, 네가 어디에 있는지.”

현대자동차 싼타페 카르페디엠 편은 선곡에서 카메라 움직임, 편집, 내레이션, 자막이 정교하게 설계·배치돼 감성을 자극하는 한 편의 영화처럼 망막에 찍힌다.

[2016 고객 감동 방송광고] 한 편의 감성영화 보듯… 싼타페와 '인생의 버킷리스트'를 짜다
흰 눈이 쌓인 산 사이로 굴곡진 지류를 거느린 호수가 보이는 박명(薄明)의 시간으로 서서히 줌인해 들어간다. 붉은 등을 켠 싼타페의 뒷모습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유연하게 드러난다. 산등성이에 측면을 보이며 우뚝 선 싼타페로부터 카메라가 서서히 빠져나오면서, 별이 총총한 하늘 위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버킷리스트(소원 목록)가 뜬다. “사하라 오프로드 질주하기, 아이와 1년간 세계 일주, 알프스 산악도로 달리기, 70년대 히피처럼 살기, 하고 싶은 말 하면서 살기, 뜨겁게 다시 사랑하기.”

너무나 유명한 영화 ‘스타워즈’의 도입부를 연상시키는 방식으로 버킷리스트 자막이 밤하늘로 빨려 들어가면 총총한 별을 반사하는 차창엔 ‘지금 하지 않으면 평생 할 수 없는 일은’, 은하수 위엔 ‘하늘의 별만큼 많다’는 자막이 뜬다.

[2016 고객 감동 방송광고] 한 편의 감성영화 보듯… 싼타페와 '인생의 버킷리스트'를 짜다
현대자동차 로고에서 발하는 빛이 일직선으로 뻗어나가면 이를 받는 중후한 남성 내레이션이 흐른다. “이 순간을 가치 있게 카르페디엠 싼타페.” 이 짧은 내레이션 동안 싼타페는 완전한 모습을 보이며 밤의 어둠이 아니라 새벽의 여명을 가르며 산과 호수를 지나 초원을 질주한다. 마지막 자막 ‘Carpe Diem’ 아래엔 ‘오늘을 잡아라’는 한글 번역이 따른다.

우리는 잭 니컬슨과 모건 프리먼이 주연한 ‘버킷리스트: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The Bucket List)’(2007)을 보며 나만의 소원 리스트를 작성해봤고, 로빈 윌리엄스가 나온 ‘죽은 시인의 사회(Dead Poets Society)’(1989)에서 ‘카르페디엠’이란 말뜻을 배웠다. 현대자동차 싼타페 카르페디엠 편은 두 영화를 통해 친숙해진 단어를 영리하게 응용했다.

당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지금 나서면 싼타페가 충실한 동반자가 돼주겠다는 권유. 이렇게 멋진 차 싼타페를 소유하는 것도 당신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라는 유혹. 감성과 자존심을 건드리는 30초짜리 영화에서 빠져나오는 게 쉽지 않다. ‘Days Are Numbers’를 끝까지 듣는다. “나그네는 아침을 기다리지. 다른 방법은 알지 못해. 마음속 깊이 무언가가 계속 가라고 말하고, 싫다고 할 이유를 찾아낸 적이 없어. ” 광고 영상과 완벽히 겹치지 않는가.

옥선희 < 영화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