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제약(대표 최태홍·사진)은 1963년 설립 이후 ‘인류건강에 공헌’ 및 ‘인본주의에 입각한 공존·공영 가치실현’이란 기업사명을 지금까지 실천해오고 있다.

1957년 서울 종로에 보령약국을 개업한 창업자 김승호 회장은 1963년 보령제약을 세웠다. 대표 제품인 용각산은 당시 한약재가 풍부한 국내 상황과 전통 한약재를 신뢰하는 국민 정서에 맞춰 일본 류카쿠산과 기술 제휴를 통해 개발한 것이다. 구심, 겔포스 등 스테디셀러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한국의 대표 제약사로 확고히 자리를 잡았다.

보령제약은 2010년 15번째 국산 신약인 카나브 개발에 성공했다. 카나브는 국내 최초의 고혈압 신약이다. 혈압 상승의 원인 효소가 수용체와 결합하지 못하도록 해 혈압을 떨어뜨린다. 보령제약은 1998년 카나브 개발을 시작했다. 12년 동안 투자한 금액은 500억원 규모다. 카나브는 멕시코 에콰도르 온두라스 코스타리카 등 중남미 10개국에서 허가를 받았다. 러시아에서도 올해 중 판매 허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럽과 일본 진출을 위해 각국 허가기관과 사전 미팅도 마쳤다.

보령제약은 지난 9월 고혈압 올림픽이라고 불리는 세계 최대 학술대회인 ‘세계고혈압학회 2016 서울’을 후원하는 등 고혈압 치료제 개발 제약사로서 면모를 알렸다. 이 학술대회는 참가 인원만 1만명에 이른다. 보령제약은 88개국에서 참석한 3500여명의 심혈관 질환 전문의에게 카나브의 임상적 우수성을 설명했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국제 학술대회에서 국산 의약품이 소개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이라며 “이번 세계고혈압학회를 통해 국산 신약 카나브와 국내 제약산업의 세계화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보령제약은 카나브에 다른 성분을 섞어 만든 복합제 개발에도 집중했다. 2013년에는 이뇨복합제(성분 피마사르탄, 히드로클로티아지드) 카나브플러스와 칼슘길항제 복합제(피마사르탄, 암로디핀) 듀카브를 선보였다. 이달 초에는 카나브에 로수바스타틴 성분을 결합한 복합제 투베로를 내놨다. 투베로는 고혈압 치료제 성분 피마사르탄과 고지혈증 치료제 성분 로수바스타틴을 결합한 약이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투베로 한 알로 고혈압과 고지혈증의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며 “경제성도 갖춘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보령제약은 세계고혈압학회 기간 중 멕시코 제약사 스텐달사에 듀카브와 투베로에 대한 기술 수출 계약을 맺었다. 스텐달사는 멕시코 등 중남미 25개국에 이 제품들을 판매하기로 했다. 이번 계약으로 카나브 제품은 41개국에 3억7000만달러 규모 기술이전 계약 성과를 올리게 됐다. 보령제약은 카나브 3제 복합제 등 다양한 ‘카나브 패밀리’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카나브 패밀리 출시가 완료되면 국내에서만 매년 2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보령제약은 중동,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과 유럽 일본 등 선진시장 진출을 강화할 계획이다. 단기적으로 세계 시장을 목표로 원료의약품 개발에 집중하고 중·장기적으로 신약 개발에 중점을 두고 연구하고 있다.

개방형 연구개발(R&D)을 통해 암, 고혈압, 대사성 질환, 정신 신경계 질환 등을 타깃으로 하는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R&D를 강화하기 위해 매출 대비 10%인 연구개발비를 20% 수준까지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