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천하' 국회…면세점 특허 10년 연장·서비스법 결국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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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지금 처리 부적절"…면세점업계 '멘붕'
여당 자중지란 틈타 야당은 증세·규제 밀어붙여
규제개혁특별법 정무위 논의 고작 한 번
여당 자중지란 틈타 야당은 증세·규제 밀어붙여
규제개혁특별법 정무위 논의 고작 한 번
면세점 특허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는 법안이 야당 반대로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정부와 여당이 경제활성화를 위해 추진해온 중점 법안도 국회 통과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당할 상황에 몰린 데다 여당인 새누리당조차 내홍으로 입법 논의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반면 법인·소득세율 인상 등 야권이 추진하는 법안은 통과 가능성이 높아졌다.
◆면세점 특허 연장 결국 무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25일 조세소위원회를 열어 ‘관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처리하기 힘들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정부는 5년으로 묶여 있는 면세점 특허기간을 10년으로 연장하고, 10년 기한이 만료돼도 일정한 요건과 심사 기준을 통과하면 자동 갱신을 허용하는 내용을 세법개정안에 담아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정부가 특허기간 연장을 결정한 것은 5년 ‘시한부 운영’의 문제점이 지적된 데 따른 것이다. 2013년 관세법 개정으로 면세점 특허기간이 10년에서 5년으로 줄고 갱신 제도가 폐지되면서 투자 위축, 고용 불안 등의 부작용이 발생해 논란이 일었다. 이 관세법 개정안은 당시 홍종학 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해 ‘홍종학 법안’으로 불렸다. 법안에 따라 지난해 11월 5년 특허 기한이 만료된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자를 대상으로 재선정 작업이 이뤄졌고, 이 과정에서 롯데 잠실면세점과 SK 워커힐면세점이 탈락했다.
정부는 이에 따른 면세점업계의 혼란을 막기 위해 지난 3월 면세점 법안을 개정해 기한을 10년으로 연장하기로 하고, 다음달 3차 사업자 선정을 통해 서울 시내 면세점 네 곳을 추가로 뽑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날 국회 조세소위는 최근 ‘최순실 국정개입 사건’과 관련, 면세점 선정 과정에 의혹이 일고 있는 만큼 법안을 처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면세점업계는 5년 시한부 면허로 다시 돌아가 업계 혼란이 불가피해졌다고 우려했다.
◆서비스발전법도 물 건너가
기재위는 이날 서비스발전법에 대해서도 여야 간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기재위 관계자는 “다음달 9일까지인 정기국회 내 통과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서비스발전법은 정부가 서비스산업 발전 기본계획을 세우도록 규정하고 연구개발 지원 및 규제 완화에 필요한 근거를 담고 있다. 야당은 정부가 이 법을 바탕으로 의료민영화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며 법 적용 대상에서 의료 분야를 제외할 것을 요구했다.
야당 의원들은 정부가 최순실 씨 단골 병원인 차병원을 지원하기 위해 이 법을 밀어붙인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네거티브 규제 방식(원칙적 허용, 예외적 금지) 도입을 핵심으로 한 규제개혁특별법은 정무위원회에서 한 번 논의된 것이 전부다. 이로써 서비스발전법은 19대 국회에서도 야당 반대에 부딪혀 폐기된 데 이어 20대 국회에서도 또 한 차례 무산되는 운명을 맞게 됐다.
노동개혁 4법은 이미 환경노동위원회 심사 대상 법안에서 제외돼 정기국회 내 처리가 무산됐다. 그나마 정기국회 내 통과를 기대할 수 있는 법안은 시·도별 전략산업을 정해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규제프리존특별법 정도지만 수도권 의원들의 반대로 장담할 수 없다. 정부·여당 중점 법안이 줄줄이 좌초하는 것은 최순실 사태로 박 대통령 국정 장악력이 떨어진 데다 새누리당마저 자중지란을 겪고 있어서다.
◆야당 추진 법안은 탄력
국회 과반을 점한 야당이 추진하는 법안은 탄력을 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법인세 및 소득세법 개정안 통과를 추진하고 있다. 여당이 반대하고 있지만 민주당 출신 정세균 국회의장이 이들 법안을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 본회의에 바로 상정할 수 있다. 윤호중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최근 “법인세·소득세 증세 법안이 예산부수법안으로 처리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과 법인세 인상을 연계할 가능성도 있다. 각 시·도교육청이 편성하고 있는 누리과정 예산을 중앙정부가 지원하도록 하는 조건으로 법인세 인상을 철회하겠다는 것이다. 누리과정 예산 국고 지원과 법인세 인상 중 한 가지는 얻어내겠다는 전략이다. 새누리당은 누리과정 예산 국고 지원에 반대하고 있다. 김광림 정책위 의장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화 중”이라고 밝혔다.
유승호/김주완 기자 usho@hankyung.com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25일 조세소위원회를 열어 ‘관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처리하기 힘들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정부는 5년으로 묶여 있는 면세점 특허기간을 10년으로 연장하고, 10년 기한이 만료돼도 일정한 요건과 심사 기준을 통과하면 자동 갱신을 허용하는 내용을 세법개정안에 담아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정부가 특허기간 연장을 결정한 것은 5년 ‘시한부 운영’의 문제점이 지적된 데 따른 것이다. 2013년 관세법 개정으로 면세점 특허기간이 10년에서 5년으로 줄고 갱신 제도가 폐지되면서 투자 위축, 고용 불안 등의 부작용이 발생해 논란이 일었다. 이 관세법 개정안은 당시 홍종학 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해 ‘홍종학 법안’으로 불렸다. 법안에 따라 지난해 11월 5년 특허 기한이 만료된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자를 대상으로 재선정 작업이 이뤄졌고, 이 과정에서 롯데 잠실면세점과 SK 워커힐면세점이 탈락했다.
정부는 이에 따른 면세점업계의 혼란을 막기 위해 지난 3월 면세점 법안을 개정해 기한을 10년으로 연장하기로 하고, 다음달 3차 사업자 선정을 통해 서울 시내 면세점 네 곳을 추가로 뽑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날 국회 조세소위는 최근 ‘최순실 국정개입 사건’과 관련, 면세점 선정 과정에 의혹이 일고 있는 만큼 법안을 처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면세점업계는 5년 시한부 면허로 다시 돌아가 업계 혼란이 불가피해졌다고 우려했다.
◆서비스발전법도 물 건너가
기재위는 이날 서비스발전법에 대해서도 여야 간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기재위 관계자는 “다음달 9일까지인 정기국회 내 통과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서비스발전법은 정부가 서비스산업 발전 기본계획을 세우도록 규정하고 연구개발 지원 및 규제 완화에 필요한 근거를 담고 있다. 야당은 정부가 이 법을 바탕으로 의료민영화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며 법 적용 대상에서 의료 분야를 제외할 것을 요구했다.
야당 의원들은 정부가 최순실 씨 단골 병원인 차병원을 지원하기 위해 이 법을 밀어붙인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네거티브 규제 방식(원칙적 허용, 예외적 금지) 도입을 핵심으로 한 규제개혁특별법은 정무위원회에서 한 번 논의된 것이 전부다. 이로써 서비스발전법은 19대 국회에서도 야당 반대에 부딪혀 폐기된 데 이어 20대 국회에서도 또 한 차례 무산되는 운명을 맞게 됐다.
노동개혁 4법은 이미 환경노동위원회 심사 대상 법안에서 제외돼 정기국회 내 처리가 무산됐다. 그나마 정기국회 내 통과를 기대할 수 있는 법안은 시·도별 전략산업을 정해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규제프리존특별법 정도지만 수도권 의원들의 반대로 장담할 수 없다. 정부·여당 중점 법안이 줄줄이 좌초하는 것은 최순실 사태로 박 대통령 국정 장악력이 떨어진 데다 새누리당마저 자중지란을 겪고 있어서다.
◆야당 추진 법안은 탄력
국회 과반을 점한 야당이 추진하는 법안은 탄력을 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법인세 및 소득세법 개정안 통과를 추진하고 있다. 여당이 반대하고 있지만 민주당 출신 정세균 국회의장이 이들 법안을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 본회의에 바로 상정할 수 있다. 윤호중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최근 “법인세·소득세 증세 법안이 예산부수법안으로 처리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과 법인세 인상을 연계할 가능성도 있다. 각 시·도교육청이 편성하고 있는 누리과정 예산을 중앙정부가 지원하도록 하는 조건으로 법인세 인상을 철회하겠다는 것이다. 누리과정 예산 국고 지원과 법인세 인상 중 한 가지는 얻어내겠다는 전략이다. 새누리당은 누리과정 예산 국고 지원에 반대하고 있다. 김광림 정책위 의장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화 중”이라고 밝혔다.
유승호/김주완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