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가 포퓰리스트(대중 인기영합주의자)들의 다음 전쟁터가 되고 있다. 이탈리아(개헌 부결)는 영국(유럽연합 탈퇴)과 미국(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이어 넘어갈 ‘도미노’가 될지도 모른다.”
의회 구성 비율을 변경하기 위한 이탈리아 개헌 국민투표를 앞두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탈리아 개헌 부결이 유럽에서 극우 포퓰리즘 정당이 득세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탈리아는 315명인 상원의원을 100명으로 줄이고, 상원의 권한을 대폭 축소하기 위한 국민투표를 다음달 4일 시행한다. 각종 개혁 법안이 번번이 상원에서 부결되고 있어서다. 2014년부터 집권해 전방위적 개혁을 이끌어온 마테오 렌치 총리(41)는 이번 개헌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총리직을 걸었다.
반대 측이 승리하면 포퓰리즘 성향의 제1야당인 오성(五星)운동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전진이탈리아당이 득세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18일 발표된 4개 여론조사에 따르면 개헌안에 찬성하는 비율은 34~37%, 반대는 41~42%로 나타났다. 부동층은 20%대로 추정됐다. 이탈리아에 국수주의와 보호무역주의 바람이 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렌치 총리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오성운동이 이탈리아를 이끌 수 있는 상황에 처했다”며 “이탈리아 국민은 ‘반대’에 투표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영국의 사례에서 배워야 한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의회는 양원제로 운영된다. 상·하원은 동등한 권한을 가진다. 법안을 시행하려면 양원에서 모두 표결에 부쳐 통과돼야 한다. 이번 개헌안도 렌치 총리가 2014년 집권과 동시에 추진한 끝에 상·하원에서 각각 두 차례 표결을 거쳐 지난 4월에야 처리됐다.
양원제 구조를 채택한 것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21년간 총리를 지낸 베니토 무솔리니에 대한 반감 때문이었다. 독재자가 등장하는 것을 견제하는 이중, 삼중의 장치를 갖추기 위해서다. 양원의 동의가 없으면 법안 통과는 물론 총리 임명도 불가능하다.
의회에 권력이 집중된 결과 남·북부, 상·하원, 좌·우파가 연립을 거듭하며 내각을 구성했지만 결속력이 약해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1946년 이후 70년 동안 내각이 63번이나 교체됐다. 렌치 총리는 집권 3년차에 불과하지만 역대 총리 중 네 번째로 긴 재임기간을 보내고 있다. 이탈리아 상·하원에는 현재 30여개의 정당이 난립한 상태다.
렌치 총리의 재임 3년은 개혁의 연속이었다. 그가 개헌을 추진하는 이유는 상원의 권한을 축소한 뒤 각종 개혁 법안을 통과시켜 정치 효율성을 높이고 정치적 안정을 꾀하기 위해서다. 그는 유력 경쟁자인 마리오 몬티 전 총리의 반대에도 개헌과 선거법 개정을 골자로 한 정치개혁을 추진했다. 해고요건 완화와 재교육·취업 지원을 핵심으로 하는 노동개혁(지난해 3월 의회 통과), 기업의 세금공제 확대 및 감면 등 친기업적 세제 개혁도 진행하고 있다.
렌치 총리의 개혁 드라이브에 이탈리아 경제는 2012~2014년 3년 연속 계속된 마이너스 성장 늪에서 벗어나 지난해 0.8% 성장률을 기록하며 반등했다. FT는 “렌치 총리는 정체된 이탈리아 정치시스템과 굳어버린 경제를 개혁하려는 동력을 상징한다”며 “그의 실패는 곧 개혁 아젠다의 끝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EU 포퓰리즘 부상하는 계기 될 수도
오성운동 등 야당은 개헌 자체 논의보다는 이탈리아 실정에 맞지 않는 포퓰리즘 공약을 내걸고 반대 여론을 이끌고 있다. 렌치 총리가 총리직을 개헌안 통과와 연계하면서 개헌보다는 렌치 총리 자신의 거취에 초점이 맞춰지는 부작용을 낳았다.
이탈리아 실업률은 10~11%, 청년실업률은 37%에 이른다. 청년층과 저소득층은 노동개혁을 추진한 렌치 총리에 대한 거부감으로 개헌 반대쪽 에 쏠리고 있다.
‘유럽의 병자’로 지목된 원인 중 하나인 이탈리아 남부 저개발 문제도 오성운동이 득세한 원인으로 꼽힌다. 남부 이탈리아는 2000년 이후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위기를 유발한 그리스보다 경제성장률이 높았던 적이 없다. 청년실업률은 50%에 달한다.
여기에 렌치 총리가 사하라 사막 이남에서 16만명의 난민을 받아들이기로 하면서 반(反)난민정책을 부르짖는 오성운동과 북부연맹 등에 힘이 실렸다. 남부에서는 개헌 반대 여론이 찬성을 11%포인트 앞서고 있다.
국민투표가 부결되면 렌치 총리는 사퇴하게 되고 내년 조기 총선이 치러진다. 제1야당인 오성운동이 함께 반개헌 운동에 나선 전진이탈리아당이나 극우 성향의 북부연맹과 연립해 집권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개헌 부결에 따른 후폭풍은 단순히 렌치 총리의 사임으로만 끝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유럽연합(EU) 회원국에서 극우 정당이 최근 급부상하는 가운데 내년 네덜란드, 프랑스, 독일 등의 선거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안드레아 몬타니노 애틀랜틱카운슬 국제경제책임자는 “이탈리아 개헌은 유럽에 또 하나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렌치는 극우로 치닫는 유럽 정세에서 ‘닻(버팀목)’과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포퓰리즘 정당의 득세가 유로존 위기로 번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오성운동은 유로화에 반대하고 유로존 채권국에 대한 채무 상환도 거부하고 있다. 10년 만기 이탈리아 국채와 독일 국채 금리 차이는 올초 연 1.0%포인트를 밑도는 수준에서 최근 연 2.0%포인트를 웃돌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 7월 GDP 대비 130%를 웃도는 국가부채와 유로존 전체 악성 부채의 40%를 떠안은 은행 문제로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4%에서 1%로 하향 조정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피델리티인터내셔널은 “이탈리아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 반유로화 움직임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다”며 “(오성운동의 집권으로) 정부 부채는 디폴트 수준으로 떨어지고 유로존 금융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속되는 원화 약세에 국내 백화점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늘었다는 통계가 나왔다.2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신세계백화점 본점 외국인 매출액은 전년 대비 82%, 강남점 외국인 매출액도 5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 본점 외국인 매출도 40% 늘었으며 현대백화점은 더현대서울·무역센터점의 외국인 매출 비중이 전체의 약 20%까지 올라왔다.현지와 동일한 품질의 고가 명품을 환율 효과만큼 저렴하게 살 수 있게 됐다. 원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한국 상품 가격이 현지보다 저렴해진 것이다. 2024년 엔화가 800원 중반까지 떨어지자 국내 관광객들이 일본 현지에서 명품을 대거 사들이며 '일본 특산품'이란 말이 나왔다. 현재의 상황이 그때의 일본과 비슷하다는 평가다. 당시 일본의 엔저 국면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유입돼 명품 매출이 빠르게 증가했었다.22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69원으로 반년 전인 지난해 6월30일(1354원)보다 115원 올랐다. 원·유로 환율(1718원)과 원·파운드 환율(1974원)도 최근 10년간 최고점 수준을 기록했다.명품 쇼핑을 오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백화점에서는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판매 확산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인천공항 환승 외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투어 코스 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으며 신세계백화점 부산 센텀시티점도 단기 여행객과 크루즈 하선객을 대상으로 프로모션을 강화한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본점에서 외국인 전용 멤버십을 도입하기도 했다.외국인 소비 채널이 다양해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과거 면세점에 국한됐던 것과 달리 올리브영, 다이소 등을 비롯해 백화점까지
"만 원 들고나와도 먹을 게 없네요." 서울 강남에서 근무하는 30대 회사원 박모씨의 하소연이다. 가벼운 한 끼의 상징이었던 김밥을 필두로 각종 외식 물가가 지난 1년간 가파르게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23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서울 외식 물가는 품목별로 최대 5% 이상 상승했다. 특히 서민들이 가장 자주 찾는 김밥, 칼국수, 삼겹살의 상승 폭이 두드러졌다.품목별로 보면 삼겹살(100~250g 기준) 가격이 작년 1월 1만6846원에서 같은 해 12월 1만7769원으로 5.5% 상승하며 주요 메뉴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김밥 역시 같은 기간 3538원에서 3723원으로 5.2% 올랐다. 인상액은 200원 수준이지만, '가장 저렴한 한 끼'라는 상징성을 고려할 때 소비자 체감은 단순 수치를 상회한다는 분석이다.'면플레이션(면+인플레이션)' 현상도 현재 진행형이다. 칼국수는 9462원에서 1년 새 4.9% 오른 9923원을 기록하며 '칼국수 한 그릇 1만원' 시대를 눈앞에 뒀다. 냉면은 1만2038원에서 1만2500원으로 3.8% 올랐다. 자장면도 7500원에서 7654원으로 2.1% 올랐다. 삼계탕(+4.2%·1만8000원)은 이미 고가 메뉴로 자리 잡았으며, 삼계탕 한 그릇에 2만원을 넘기는 곳도 더러 포착된다.물가 상승 배경으로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과 임대료·전기·가스 요금 등 비용 상승이 주로 꼽힌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한 수입 식자재 가격 인상까지 영향을 미치며 외식업계 원가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지속되는 외식비 상승은 직장인들의 풍경도 바꾸고 있다. 정해진 식대 내에서 해결하기 위해 편의점 도시락으로 발길을 돌
유럽에서 각국 중앙은행이 보유한 달러를 공동 기금처럼 묶어 위기 시 활용하는 이른바 '달러 풀링(Dollar Pooling)'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세계 경제의 기축통화인 달러의 공급망인 미국 중앙은행(Fed)가 정치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유럽, 달러 자산 공동 운영하나2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럽 금융안정 당국 실무진들은 지난해 11월 비미국(Non-US) 중앙은행들이 보유한 달러 유동성을 하나의 거대한 풀로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달러 풀링'이라 불리는 이 구상은 Fed의 통화 스와프 라인이 정치적 이유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이라는 분석이다.앞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미 Fed가 제공한 통화 스와프 라인은 글로벌 달러 가뭄을 해소하는 공공재로 평가받았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무제한으로 달러를 공급받을 수 있는 '마이너스 통장'과 같았다.Fed는 위기 때마다 전 세계 중앙은행에 달러를 무제한 공급하며 시장을 진정시키는 '최후의 대부자' 역할을 수행했다. 2020년 위기 당시 Fed가 공급한 달러 스와프 자금은 최대 4490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붕괴를 막아냈다.최근 유럽의 움직임의 계기는 명확하다. 트럼프 행정부가 금리 인하를 압박하며 파월 Fed 의장의 거취를 위협하자 '마이너스 통장'이 언제든 미국의 외교·안보적 이익에 따라 끊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오히려 '정치적 무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최근 다보스 포럼에서 "미국의 일방주의적 행태는 새로운 식민주의와 다를 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