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28일 삼성전자가 엘리엇의 제안에 답한 이후 국내외 기관 투자자의 관심이 현대차그룹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9일 이사회를 열고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의 제안에 대한 입장과 새로운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이라는 방패막이 사라지면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에 관심이 커질 것이란 판단이다.

윤태호 연구원은 "정몽구 회장이 건재한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이 자발적으로 지주 전환이나 지배구조 개편을 진행할 유인은 낮다"며 "그러나 경제민주화법안 추진, 삼성 SK 현대중공업 등의 개편, 정치권 및 법규 등 외부적 환경 변화가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일감몰아주기 지분규제 강화 법안(기존 30%→10~20%로 제한)이 통과되면 현대글로비스를 활용한 계획에도 차질이 생기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내년 2월 초 총수일가의 글로비스 보호예수 기간이 종료되면, 지배구조 개편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현대차그룹의 주요 순환출자는 '현대차→기아차→모비스→현대차' '현대차→기아차→현대제철→모비스→현대차' '현대차→글로비스→모비스→현대차' 등이다. 핵심은 '기아차-모비스'의 연결고리며, 총수일가가 이 순환출자를 끊으면서 모비스의 지배력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은 모비스를 지배하면 그룹 전체의 지배가 가능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기존에 점쳐졌던 것은 정의선 부회장 보유 글로비스 지분과 기아차 보유 모비스 지분의 교환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모비스 인적분할에 따른 개편안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정 부회장의 글로비스 지분과 기아차의 모비스 지분 교환 방식에서, 정 부회장은 약 4조10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대모비스를 홀딩스 3대, 사업회사 7로 인적분할한다면 1조2000억원으로 순환출자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윤 연구원은 "모비스를 인적분할하면 기아차는 모비스 홀딩스 지분 16.9%(1조2000억원)와 모비스 사업회사 지분 16.9%(2조9000억원)를 보유하게 된다"며 "정 부회장이 기아차가 보유하는 모비스 홀딩스 지분 16.9%를 취득하면, 현대차그룹의 핵심 순환출자는 해소된다"고 했다.

이와 함께 '총수일가-모비스 홀딩스-모비스 사업회사'의 지배구조도 견고해진다는 것이다.
"29일 이후 현대차그룹 지배구조에 관심 쏠릴 것"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