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플러스]삼성그룹 지배구조 수혜株 '전자·물산·생명'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기대감으로 그룹 관련주(株)들이 꿈틀거리고 있다. 삼성전자의 인적분할 이후 합병 시나리오와 함께 보유지분 가치 상승, 긍정적인 수급 전망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28일 오후 1시 38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21% 오른 167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삼성물산의 주가는 급등세다. 삼성물산은 4.48% 뛴 14만원을 기록 중이다. 삼성생명 역시 1% 가량의 주가상승률을 나타내며 지배구조 수혜주로 이름을 올렸다.

삼성그룹은 앞서 지난달 27일 3분기 실적발표 당시 "주주환원 정책 및 엘리엇 등의 주주 제안에 대한 방향성을 11월 중 결정해 시장과 소통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하루 앞으로 다가온 삼성전자의 이사회(29일)에서 이 같은 방향을 제시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엘리엇은 이미 주주 제안을 통해 삼성전자의 인적분할, 삼성전자홀딩스와 삼성물산 간 합병, 특별배당(30조원), 삼성전자 사업회사의 나스닥 상장, 독립적인 3명의 사외이사 선임 등을 요구했었다.

업계 안팎에선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 의혹을 받으며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를 낼 것이란 시각이 많다.

경제민주화법안 발의 강도가 높아지고 있는 데다 '국정농단 사태'로 야당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국회에서 통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란 진단에서다.

더불어민주당은 6월 법인세법개정안(인적분할 통한 지주회사 전환 중 자사주에 분할신주 배정하는 것에 양도차익과세 적용), 7월 상법개정안(인적분할시 자사주에 분할신주 배정 금지)에 이어 11월 공정거래법개정안(자사주 소각 이후에만 인적분할 가능) 발의 통해 '지주회사 전환시 자사주 사용 금지' 등 그 강도를 갈수록 높이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삼성전자의 경우 '인적분할 및 주식교환' 등을 통한 지주회사 전환 시 현 경영진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반드시 자사주(13.3%)를 활용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지주사 담당 연구원은 "그룹 이사회에서 분할 비율, 일정 등이 확정되면 지배력 강화 로드맵이 구체화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로 인해 삼성전자는 인적분할에 따른 합계 시가총액 상승이 기대되고, 삼성물산의 경우 삼성전자 보유지분 가치 증가와 더불어 기관의 편입비중이 삼성전자에 비해 낮은 상황이라서 투자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다만 "인적분할 및 주식교환 과정에서 '삼성 지주사'에 대한 경영권 공격 가능성 등은 해결 과제로 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이사회에서 인적분할 시기와 분할비율 등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지배구조 변환을 합리적인 방향으로 하겠다'는 수준 정도는 나올 것"이라며 "아울러 배당 등 주주가치 제고 방안에 대한 방향성도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내년 상반기 중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는데 제조부문은 삼성전자 인적분할 이후 지배력 확충으로, 금융부문은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한 금융지주회사로 전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생명을 전자·물산과 함께 수혜주로 꼽은데 대해서는 "삼성전자의 지분 활용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이 연구원은 덧붙였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