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이 1조7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초대형 투자은행(IB) 기준인 자기자본 4조원 규모의 몸집을 만들었다.

한국금융지주는 28일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 한국투자증권이 1조692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비상장사인 한국투자증권은 한국금융지주의 100% 자회사이기 때문에 전액을 한국금융지주가 출자한다. 납입일은 29일. 납입이 마무리되면 한국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4조300억원으로 불어난다. 2011년 자기자본 3조원 이상으로 덩치를 키운 후 5년 만이다.

지난 8월 금융당국이 발표한 초대형 IB 육성 방안에 따라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증권사는 만기 1년 이내 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기업금융 관련 외국 환전 업무도 할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발행어음 허용은 환매조건부채권(RP), 주가연계증권(ELS) 등 기존 자금운용 상품 대비 운용 제약이 덜해 투자자에게 높은 수익을 제공할 수 있다”며 “증자를 통한 새로운 금융사업, 카카오뱅크를 통한 네트워크 확보, 우리은행의 전국적 판매채널 등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3일 우리은행 지분 4% 인수 낙찰자로 선정됐다. 내년에는 한국금융지주가 57%의 지분을 보유한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출범할 예정이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