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질서있게 퇴진할지, 탄핵을 맞이할지 선택의 갈림길에 놓였다. 서청원 최경환 등 친박계 핵심 중진들까지 명예퇴진을 건의한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조만간 발표할 3차 대국민담화에 어떤 안을 꺼내놓을지 주목된다.

朴대통령 '명예퇴진 vs 탄핵' 선택 갈림길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연국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친박계 하야 제안) 박 대통령이 조기퇴진(임기 단축, 하야 등)에 대한 공식 입장이 없었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법 테두리 내에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원칙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만 전달했다.

박 대통령은 전날 "국회의 탄핵절차로 밀려나기 보다는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나는 게 옳다"는 친박계의 대통령 하야 건의를 전달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청와대의 조기퇴진 불가 입장은 국회의 대통령 탄핵소추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굳이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도 해석해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청와대 참모들은 박 대통령 거취 문제는 헌법적 절차에 따른다는 원칙론에서 변함이 없음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 표결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5차 촛불집회까지 민심의 분노는 매주 이어지고 있다. 대통령이 스스로 퇴진하지 않는다면 결국 탄핵 수순은 불가피하다는 것에 여야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청와대는 아직 탄핵이 결정된 단계가 아니어서 탄핵 이후에 대해선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국회가 탄핵안을 가결한 뒤 임기단축 개헌 논의로 의견을 모은다면 박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최종 탄핵결정에 앞서 개헌을 수용해 명예퇴진의 길을 모색해 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새누리당 초선 의원들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모임을 갖고 "박 대통령이 탄핵보다 질서있는 퇴진이 바람직하다"며 "직접 퇴진 시기와 방법 등 로드맵을 밝혀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