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불찰로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린점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립니다.
이런 일로 마음 아파하는 국민 여러분 모습을 보면서
백번이라도 사과하는 것이 당연한 도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다하더라도 그 큰 실망과 분노를 풀어드릴 수 없다는 생각에 이르면
제 가슴이 더욱 무너져 내립니다.

국민 여러분,
돌이켜보면 지난 18년 동안 국민 여러분과 함께 했던 여정은
더없이 고맙고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1998년 처음 정치를 시작했을 때부터 대통령에 취임해
오늘 이 순간에 이르기까지 오로지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마음으로 모든 노력을 다해 왔습니다.

단 한순간도 저의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고,
작은 사심도 품지 않고 살아왔습니다.

지금 벌어진 여러 문제들 역시 저로서는 국가를 위한 공적인 사업이라고 믿고
추진했던 일들이었고, 그 과정에서 어떠한 개인적 이익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주변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것은 결국 저의 큰 잘못입니다.

이번 사건에 대한 경위는 가까운 시일 안에 소상히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그동안 저는 국내외 여건이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라와 국민을 위해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 길인지 숱한 밤을 지새우며
고민하고 또 고민했습니다.
이제 저는 이 자리에서 저희 결심을 밝히고자 합니다.

저는 제 대통령직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 문제를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습니다.
여야 정치권이 논의해 국정의 혼란과 공백을 최소화하고
안정되게 정권을 이양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주면 그 일정과 법 절차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습니다.

저는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았습니다.
하루 속히 대한민국이 혼란에서 벗어나
본래의 궤도로 돌아가길 바라는 마음 뿐입니다.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며 대한민국의 희망 찬 미래를 위해
정치권에서도 지혜를 모아 주실 것을 호소드립니다.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