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Biz] 화우, 베트남 법률시장 진출…현지 기업들 "지원군 든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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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한국기업 5500개 넘어
법률수요 800만 달러 이상 기대
화우 사무소 개소식에 대표급 변호사 4명 참석
"장기적 안목으로 신시장 개척"
세종·김앤장도 진출 논의
법률수요 800만 달러 이상 기대
화우 사무소 개소식에 대표급 변호사 4명 참석
"장기적 안목으로 신시장 개척"
세종·김앤장도 진출 논의
29일 베트남 호찌민시 중심 지역(시내 1군)에 있는 금호아시아나 빌딩. 점심시간이 되자 1층 한식당 ‘대장금’에 한국 변호사들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 건물에 법무법인 광장과 율촌의 호찌민 사무소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 변호사들은 서로 인사를 하고 근황을 묻고 담배를 나눠 피웠다. 로펌들이 떨어져 있는 서울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 건물에 새 식구가 들어섰다. 법무법인 화우다. 화우는 이날 인터컨티넨탈호텔 사이공에서 호찌민 사무소 개소식을 했다. 개소식에는 박노완 주(駐)호찌민 한국 총영사관을 비롯해 현지 기관장, 호찌민시 외교부 등 베트남 정부기관 관계자 20여명과 베트남에 진출한 60여개 한국기업 관계자 100명 등 총 12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화우에서는 창립자인 윤호일 대표변호사와 임승순 대표변호사, 조영곤 대표변호사, 검찰총장 출신인 김준규 대표변호사까지 대표급이 4명이나 참석했다. 임 대표는 환영사에서 “한국 기업의 진출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화우가 베트남 사무소를 개설하게 된 것은 정말 뜻깊은 일”이라며 “베트남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을 법률적으로 지원해 동반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화우가 195㎡ 크기로 사무실을 연 금호아시아나 빌딩 17층에서는 호찌민의 랜드마크인 노트르담대성당과 시내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호찌민 사무소장인 이준우 변호사(사법연수원 30기)는 “화우의 본사 역량을 호찌민 사무소로 온전히 끌어와 호찌민 사무소를 동남아 법률시장의 전진기지로 삼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그는 “한정된 국내 시장을 두고 서로 뺏어오는 ‘제로섬게임’을 하는 게 아니라 동남아 법률시장에 본격 진출해 시장의 크기를 키우는 ‘윈윈 게임’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호아시아나 빌딩에는 미국 로펌인 빌라프(Vilaf)를 비롯해 글로벌 로펌이 여럿 입주해 있다. 근처 사이공 센터 빌딩에는 세계 최대 로펌인 베이컨앤드맥킨지가 있다. 규모는 베트남 변호사를 포함해 80여명으로 베트남 최대 외국 로펌이다.
금호아시아나 빌딩에서 5분여를 걸으면 센틱타워를 만날 수 있다. 이곳에는 2006년 가장 먼저 베트남에 진출한 로고스와 이듬해부터 베트남에 자리잡은 지평이 있다. 차로 5분 거리에는 태평양 사무실이 있는 비텍스코 빌딩이 나온다. 베트남 호찌민은 그야말로 로펌들의 거대한 실험장이었다.
베트남 법률시장이 뜨거워진 배경에는 베트남 경제의 급격한 성장이 있다.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2014년 4000여곳에서 올해 10월 기준으로 5500개를 넘어섰다. 지난해 국내 무역수지 흑자의 19.4%(약 43억달러)는 베트남과의 교역에서 나왔다. 한 베트남 현지 한국 변호사는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법률 수요는 800만달러 수준”이라며 “한국 기업이 늘면서 매년 시장 크기도 함께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로펌의 진출을 반기는 분위기다. 합리적인 가격에 양질의 법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가 깔려 있다. 현지 한 제조업체 대표는 “한국 최고의 로펌들이 있으니 현지에서 사업하는 사람으로서 매우 든든하다”며 “로펌 간 경쟁을 통해 더 좋은 법률 서비스를 합리적인 가격에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현지 영사 관계자는 “베트남은 법률 자문부터 대관업무까지 로펌의 역할이 기업 활동에 매우 중요하다”며 “한국 로펌의 존재 자체가 기업엔 든든한 지원군”이라고 강조했다.
베트남 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화우에 주어진 과제도 있다. 현지 한국 변호사들은 화우의 진출을 환영하면서도 걱정을 나타냈다. 로펌이 현지 사무소에 투자한 만큼 수익을 내기 어렵고, 시간이 지나면서 지원이 약해진다는 현실적인 이유였다. 한 현지 변호사는 “화우가 현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수익을 내기까지 3~5년이 걸릴 수 있다”며 “그동안 본사에서 현지 변호사에게 재량권을 주고 믿으며 지원해주는 게 성공의 관건”이라고 조언했다.
화우는 현지 진출의 어려움을 충분히 인식하고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이준우 변호사는 “화우는 지난 7월 파트너변호사 전체회의에서 3분의 2 이상 의결을 통해 개소를 결정한 뒤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며“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우 진출 이후 베트남 법률시장은 갈수록 뜨거워질 전망이다. 길영민 변호사를 필두로 한 법무법인 세종이 내년 2월께 개소식을 앞두고 있다. 2018년에는 김앤장이 현지 로펌과 협업하는 방식으로 진출할 예정이다. 현지에서는 로펌들이 속속 진출하면서 변호사와 전문가 스카우트 경쟁이 거세질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호찌민=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이 건물에 새 식구가 들어섰다. 법무법인 화우다. 화우는 이날 인터컨티넨탈호텔 사이공에서 호찌민 사무소 개소식을 했다. 개소식에는 박노완 주(駐)호찌민 한국 총영사관을 비롯해 현지 기관장, 호찌민시 외교부 등 베트남 정부기관 관계자 20여명과 베트남에 진출한 60여개 한국기업 관계자 100명 등 총 12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화우에서는 창립자인 윤호일 대표변호사와 임승순 대표변호사, 조영곤 대표변호사, 검찰총장 출신인 김준규 대표변호사까지 대표급이 4명이나 참석했다. 임 대표는 환영사에서 “한국 기업의 진출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화우가 베트남 사무소를 개설하게 된 것은 정말 뜻깊은 일”이라며 “베트남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을 법률적으로 지원해 동반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화우가 195㎡ 크기로 사무실을 연 금호아시아나 빌딩 17층에서는 호찌민의 랜드마크인 노트르담대성당과 시내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호찌민 사무소장인 이준우 변호사(사법연수원 30기)는 “화우의 본사 역량을 호찌민 사무소로 온전히 끌어와 호찌민 사무소를 동남아 법률시장의 전진기지로 삼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그는 “한정된 국내 시장을 두고 서로 뺏어오는 ‘제로섬게임’을 하는 게 아니라 동남아 법률시장에 본격 진출해 시장의 크기를 키우는 ‘윈윈 게임’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호아시아나 빌딩에는 미국 로펌인 빌라프(Vilaf)를 비롯해 글로벌 로펌이 여럿 입주해 있다. 근처 사이공 센터 빌딩에는 세계 최대 로펌인 베이컨앤드맥킨지가 있다. 규모는 베트남 변호사를 포함해 80여명으로 베트남 최대 외국 로펌이다.
금호아시아나 빌딩에서 5분여를 걸으면 센틱타워를 만날 수 있다. 이곳에는 2006년 가장 먼저 베트남에 진출한 로고스와 이듬해부터 베트남에 자리잡은 지평이 있다. 차로 5분 거리에는 태평양 사무실이 있는 비텍스코 빌딩이 나온다. 베트남 호찌민은 그야말로 로펌들의 거대한 실험장이었다.
베트남 법률시장이 뜨거워진 배경에는 베트남 경제의 급격한 성장이 있다.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2014년 4000여곳에서 올해 10월 기준으로 5500개를 넘어섰다. 지난해 국내 무역수지 흑자의 19.4%(약 43억달러)는 베트남과의 교역에서 나왔다. 한 베트남 현지 한국 변호사는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법률 수요는 800만달러 수준”이라며 “한국 기업이 늘면서 매년 시장 크기도 함께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로펌의 진출을 반기는 분위기다. 합리적인 가격에 양질의 법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가 깔려 있다. 현지 한 제조업체 대표는 “한국 최고의 로펌들이 있으니 현지에서 사업하는 사람으로서 매우 든든하다”며 “로펌 간 경쟁을 통해 더 좋은 법률 서비스를 합리적인 가격에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현지 영사 관계자는 “베트남은 법률 자문부터 대관업무까지 로펌의 역할이 기업 활동에 매우 중요하다”며 “한국 로펌의 존재 자체가 기업엔 든든한 지원군”이라고 강조했다.
베트남 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화우에 주어진 과제도 있다. 현지 한국 변호사들은 화우의 진출을 환영하면서도 걱정을 나타냈다. 로펌이 현지 사무소에 투자한 만큼 수익을 내기 어렵고, 시간이 지나면서 지원이 약해진다는 현실적인 이유였다. 한 현지 변호사는 “화우가 현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수익을 내기까지 3~5년이 걸릴 수 있다”며 “그동안 본사에서 현지 변호사에게 재량권을 주고 믿으며 지원해주는 게 성공의 관건”이라고 조언했다.
화우는 현지 진출의 어려움을 충분히 인식하고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이준우 변호사는 “화우는 지난 7월 파트너변호사 전체회의에서 3분의 2 이상 의결을 통해 개소를 결정한 뒤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며“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우 진출 이후 베트남 법률시장은 갈수록 뜨거워질 전망이다. 길영민 변호사를 필두로 한 법무법인 세종이 내년 2월께 개소식을 앞두고 있다. 2018년에는 김앤장이 현지 로펌과 협업하는 방식으로 진출할 예정이다. 현지에서는 로펌들이 속속 진출하면서 변호사와 전문가 스카우트 경쟁이 거세질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호찌민=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