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화되는 경기지표] 폭풍성장 미국 경제, 다시 꿈틀대는 일본 경기…한국만 '역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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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10월 산업생산' 두달 연속 뒷걸음
잘나가는 미국·일본
미국 3분기 3.2%…2년 만에 최고
일본, 수출이 내수부진 상쇄
죽쑤는 한국
제조업 가동률 역대 '최악'…건설투자 줄며 침체 부추겨
소비 늘었지만…기저효과에 대형 세일 덕분
OECD, 내년 전망 한국만 낮춰
잘나가는 미국·일본
미국 3분기 3.2%…2년 만에 최고
일본, 수출이 내수부진 상쇄
죽쑤는 한국
제조업 가동률 역대 '최악'…건설투자 줄며 침체 부추겨
소비 늘었지만…기저효과에 대형 세일 덕분
OECD, 내년 전망 한국만 낮춰
한국 경제가 ‘나홀로’ 역주행하고 있다. 미국 일본 등 주요국이 속속 ‘깜짝 지표’를 내놓으며 경기 호조세를 보이고 있지만 한국은 산업 생산 투자 등 경기 지표가 좀체 반등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제조업 가동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까지 떨어졌고 경기 버팀목이던 건설투자마저 두 달째 줄면서 경기 하강을 부추기는 요인이 됐다. 쇼핑 관광 축제인 ‘코리아세일페스타’ 같은 정부 정책 효과 덕분에 ‘반짝 증가’를 보인 소비도 11월부터는 감소세로 돌아설 공산이 크다. 생산과 투자 일제히 감소
10월 산업생산은 0.4% 줄어들면서 전달(-0.8%)에 이어 두 달째 감소세를 보였다. 작년 10~11월 이후 약 1년 만에 두 달 연속 감소했다.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통신·방송장비 생산이 18.1% 급감하고 생산라인 보수 등으로 1차금속 생산도 4.0% 준 것이 영향을 미쳤다.
생산 부진에다 수출 감소로 제품 출하도 줄었다. 출하가 줄면서 재고는 쌓이고,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는 악순환 조짐마저 엿보인다. 10월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전달보다 1.3%포인트 떨어진 70.3%에 머물렀다. 2009년 3월(69.9%) 이후 7년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지난 8월 70.2%와 거의 같은 수준이다.
투자도 감소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설비투자는 0.4% 줄어 전달(-2.1%)에 이어 두 달째 뒷걸음질쳤다. 올 들어 8월까지 국내 경기를 떠받친 건설투자(건설기성)마저 9월 4.6% 급감한 데 이어 10월에도 0.8% 줄었다. ‘건설경기가 하락 사이클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소비는 나름대로 선방했다. 전체 소매판매가 5.2% 늘었다. 승용차 등 내구재(10.8%), 의복 등 준내구재(3.2%),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3.0%) 등 모든 부문 판매가 일제히 증가했다. 하지만 질적인 측면에선 큰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는 분석도 나온다. 9월 소매판매가 크게 감소한 데 따른 기저효과에다 10월 내내 열린 코리아세일페스타 등 ‘정책 효과’에 의존한 소비 증가였기 때문이다.
경기 호조세에서 한국만 ‘왕따’
한국과 달리 주요 주변국은 경기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이 30일 발표한 10월 광공업생산은 0.1% 늘면서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중간 전망치(0.0%)를 웃돌았다. 일본의 10월 광공업생산지수는 98.5로 1년6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왔다. 엔화 약세를 바탕으로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내수 부진을 상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엔화 가치가 약세를 보이고 있어 수출 개선세가 더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은 3분기 경제가 2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성장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수정치)은 연율 기준으로 3.2%에 달했다. 2% 중·후반대로 예상되는 올해 한국 성장률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미국은 탄탄한 개인소비지출과 기업 시설투자 등이 성장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3분기 민간소비는 2.8% 늘어나며 14년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연말 크리스마스 소비 특수에 트럼프 당선자의 재정 확대 정책 등으로 미국의 경기 회복 속도는 앞으로 더 빨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의 나홀로 경기 둔화는 올 연말부터 내년 1분기에 걸쳐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1월부터 ‘최순실 사태’가 본격화되면서 정국 혼란과 소비심리 위축이 극심해지고 트럼프 당선 이후 금융시장 불안이 확대되는 등 경제 악재가 겹겹이 쌓이고 있어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28일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보다 높이면서 한국만 3.0%에서 2.6%로 떨어뜨리기도 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
제조업 가동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까지 떨어졌고 경기 버팀목이던 건설투자마저 두 달째 줄면서 경기 하강을 부추기는 요인이 됐다. 쇼핑 관광 축제인 ‘코리아세일페스타’ 같은 정부 정책 효과 덕분에 ‘반짝 증가’를 보인 소비도 11월부터는 감소세로 돌아설 공산이 크다. 생산과 투자 일제히 감소
10월 산업생산은 0.4% 줄어들면서 전달(-0.8%)에 이어 두 달째 감소세를 보였다. 작년 10~11월 이후 약 1년 만에 두 달 연속 감소했다.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통신·방송장비 생산이 18.1% 급감하고 생산라인 보수 등으로 1차금속 생산도 4.0% 준 것이 영향을 미쳤다.
생산 부진에다 수출 감소로 제품 출하도 줄었다. 출하가 줄면서 재고는 쌓이고,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는 악순환 조짐마저 엿보인다. 10월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전달보다 1.3%포인트 떨어진 70.3%에 머물렀다. 2009년 3월(69.9%) 이후 7년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지난 8월 70.2%와 거의 같은 수준이다.
투자도 감소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설비투자는 0.4% 줄어 전달(-2.1%)에 이어 두 달째 뒷걸음질쳤다. 올 들어 8월까지 국내 경기를 떠받친 건설투자(건설기성)마저 9월 4.6% 급감한 데 이어 10월에도 0.8% 줄었다. ‘건설경기가 하락 사이클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소비는 나름대로 선방했다. 전체 소매판매가 5.2% 늘었다. 승용차 등 내구재(10.8%), 의복 등 준내구재(3.2%),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3.0%) 등 모든 부문 판매가 일제히 증가했다. 하지만 질적인 측면에선 큰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는 분석도 나온다. 9월 소매판매가 크게 감소한 데 따른 기저효과에다 10월 내내 열린 코리아세일페스타 등 ‘정책 효과’에 의존한 소비 증가였기 때문이다.
경기 호조세에서 한국만 ‘왕따’
한국과 달리 주요 주변국은 경기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이 30일 발표한 10월 광공업생산은 0.1% 늘면서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중간 전망치(0.0%)를 웃돌았다. 일본의 10월 광공업생산지수는 98.5로 1년6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왔다. 엔화 약세를 바탕으로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내수 부진을 상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엔화 가치가 약세를 보이고 있어 수출 개선세가 더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은 3분기 경제가 2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성장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수정치)은 연율 기준으로 3.2%에 달했다. 2% 중·후반대로 예상되는 올해 한국 성장률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미국은 탄탄한 개인소비지출과 기업 시설투자 등이 성장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3분기 민간소비는 2.8% 늘어나며 14년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연말 크리스마스 소비 특수에 트럼프 당선자의 재정 확대 정책 등으로 미국의 경기 회복 속도는 앞으로 더 빨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의 나홀로 경기 둔화는 올 연말부터 내년 1분기에 걸쳐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1월부터 ‘최순실 사태’가 본격화되면서 정국 혼란과 소비심리 위축이 극심해지고 트럼프 당선 이후 금융시장 불안이 확대되는 등 경제 악재가 겹겹이 쌓이고 있어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28일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보다 높이면서 한국만 3.0%에서 2.6%로 떨어뜨리기도 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