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해운사도 덩치 키우는데…위기의 한국 해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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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라인, 독일 함부르크수드 인수
세계 1위 해운사인 덴마크 머스크라인이 7위인 독일 함부르크수드를 인수한다. 업황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인수합병(M&A)을 통해 덩치를 키우며 경쟁력을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뒤 규모가 쪼그라든 한국 해운업계엔 위기 상황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 머스크가 외트커그룹으로부터 함부르크수드를 인수하는 협약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인수 금액은 약 40억달러(약 4조7000억원)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종 가격은 실사를 거쳐 정한다. 이대로라면 머스크의 역대 M&A 중 가장 큰 규모다. 규제 당국의 승인을 거쳐야 하는 것을 감안하면 최종 인수는 내년 말쯤 완료될 전망이다.
머스크는 함부르크수드가 갖고 있는 영업망에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함부르크수드는 북미와 남미를 잇는 남북항로에 강점을 갖고 있다. 선복량(컨테이너 적재량)은 60만TEU(1TEU는 길이 6m짜리 컨테이너 1개)이며 보유한 선박은 130척에 달한다. 자체 경쟁력이 높지만 외트커그룹에선 업황 부진을 이유로 해운업에서 손을 떼겠다며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는 이를 좋은 성장 기회로 보고 인수에 적극 나선 것이다.
이번 인수를 통해 머스크의 선복량은 326만TEU에서 386만TEU로 증가하게 됐다. 시장 점유율도 기존 15.7%에서 18.6%로 높아진다. 쇠렌 스코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인수 합의 직후 “함부르크수드가 갖고 있는 브랜드와 직원, 영업망을 높이 평가한다”며 “머스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게 됐다”고 말했다.
머스크를 비롯한 세계 주요 선사들은 어려운 업황을 극복할 방안으로 M&A를 통한 성장 전략에 공들이고 있다. M&A는 원가를 절감하면서 빠르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판단에서다. 올해 업계 3위인 프랑스 CMA CGM은 싱가포르 냅튠오리엔탈라인을 인수, 중국 코스코는 차이나시핑과 합병했다. 해운업계에선 이런 M&A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렇다 보니 국내 해운업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해외 선사들은 M&A를 통해 규모를 키우는 마당에 국내 선사의 규모는 오히려 줄어들어서다. 세계 7위였던 한진해운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18위로 떨어졌다. 한진해운의 부재로 국내 선사 1위가 된 현대상선의 선복량은 45만7000TEU로 세계 13위에 불과하다. 머스크에 비해 8분의 1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대로 가면 세계 시장에서 국내 선사들이 설 자리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며 “규모가 커지는 해외 선사들의 전략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 머스크가 외트커그룹으로부터 함부르크수드를 인수하는 협약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인수 금액은 약 40억달러(약 4조7000억원)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종 가격은 실사를 거쳐 정한다. 이대로라면 머스크의 역대 M&A 중 가장 큰 규모다. 규제 당국의 승인을 거쳐야 하는 것을 감안하면 최종 인수는 내년 말쯤 완료될 전망이다.
머스크는 함부르크수드가 갖고 있는 영업망에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함부르크수드는 북미와 남미를 잇는 남북항로에 강점을 갖고 있다. 선복량(컨테이너 적재량)은 60만TEU(1TEU는 길이 6m짜리 컨테이너 1개)이며 보유한 선박은 130척에 달한다. 자체 경쟁력이 높지만 외트커그룹에선 업황 부진을 이유로 해운업에서 손을 떼겠다며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는 이를 좋은 성장 기회로 보고 인수에 적극 나선 것이다.
이번 인수를 통해 머스크의 선복량은 326만TEU에서 386만TEU로 증가하게 됐다. 시장 점유율도 기존 15.7%에서 18.6%로 높아진다. 쇠렌 스코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인수 합의 직후 “함부르크수드가 갖고 있는 브랜드와 직원, 영업망을 높이 평가한다”며 “머스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게 됐다”고 말했다.
머스크를 비롯한 세계 주요 선사들은 어려운 업황을 극복할 방안으로 M&A를 통한 성장 전략에 공들이고 있다. M&A는 원가를 절감하면서 빠르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판단에서다. 올해 업계 3위인 프랑스 CMA CGM은 싱가포르 냅튠오리엔탈라인을 인수, 중국 코스코는 차이나시핑과 합병했다. 해운업계에선 이런 M&A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렇다 보니 국내 해운업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해외 선사들은 M&A를 통해 규모를 키우는 마당에 국내 선사의 규모는 오히려 줄어들어서다. 세계 7위였던 한진해운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18위로 떨어졌다. 한진해운의 부재로 국내 선사 1위가 된 현대상선의 선복량은 45만7000TEU로 세계 13위에 불과하다. 머스크에 비해 8분의 1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대로 가면 세계 시장에서 국내 선사들이 설 자리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며 “규모가 커지는 해외 선사들의 전략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