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의 경고] OECD 이어 IMF까지 "한국 미래 어둡다…'진짜 경제정책'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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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시 마타이 IMF 아시아태평양 부국장의 경고장
급속한 고령화로 잠재성장률 갈수록 하락
돈 푼다고 금리 낮춘다고 생산성 높아졌나
구조개혁·적극적 재정정책으로 위기 넘어야
급속한 고령화로 잠재성장률 갈수록 하락
돈 푼다고 금리 낮춘다고 생산성 높아졌나
구조개혁·적극적 재정정책으로 위기 넘어야
“왜 경제체질 전환이 늦어지고 있나. 구조개혁이 계속 진행될 것인가. 그렇다면 도대체 뭘 할 거냐.”
국제통화기금(IMF)의 비판은 신랄했다. 1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코리아소사이어티에서 열린 ‘한국 경제 리뷰’ 세미나에서 코시 마타이 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부국장은 내부자료가 담긴 파워포인트 페이지를 넘겨가며 한국 경제를 우려하는 쓴소리를 쏟아냈다.
◆생산성 둔화, 서비스업 부진
마타이 부국장은 ‘예의상’ 한국 경제를 칭찬하면서 말문을 열었다. 한국이 과거 50여년간 어느 국가도 이루지 못한 최고의 경제성과를 보여줬다고 극찬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증가할수록 성장률은 낮아질 수밖에 없지만 한국은 같은 수준의 국가들 중 항상 상위 10%에 포함됐다”고 치켜세웠다. 딱 거기까지였다. 그는 “그러나 곧 닥칠 미래를 보자”며 방향을 틀었다. “한국은 극단적인 속도로 진행 중인 고령화로 인해 성장이 지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가 제시한 IMF 내부자료를 보면 2020년께부터 노동인구 감소가 잠재성장률을 잠식하기 시작해 2%대도 위협받게 된다. 그런데도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크게 밑돈다고 지적했다.
마타이 부국장은 “지난해 청년층(15~29세 이하) 고용률은 40%로 OECD 평균인 50%를 밑돌아 밑에서 여섯 번째 수준”이라고 말했다. “임시직 비율도 20%대로 OECD의 약 두 배 수준”이라며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노동시장의 이중성 탓에 저임금 문제가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지부진한 생산성 증가율도 고질적 문제로 제기했다. 생산성 증가율 지표인 근로시간당 GDP는 OECD 평균을 한참 밑돌고, 총요소생산성도 미국과 일본이 상승추세인 반면 한국은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파고들었다. 중소기업의 노동생산성은 OECD 국가 가운데 최하위라고 지적했다. 9인 이하 기업의 지난해 노동생산성은 100을 기준으로 할 때 20에 불과해 꼴찌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 부문의 생산성은 더욱 심각하다. 2014년 기준 제조업 생산성을 100으로 잡을 때 OECD 평균 서비스업 생산성은 90이나 한국은 45에 그쳤다. 창업에 대한 제도적 진입장벽이 높고, 창업 이미지도 크게 저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1년간 허송세월”
마타이 부국장은 매년 한국 정부와의 연례협의회(Article IV)를 담당하는 총책임자다. 한국 경제에 대한 진단과 평가, 개선과제를 담은 보고서가 그의 손끝에서 나온다. 이창용 IMF 아태국장이 직속 상관이다.
올해 1월 이 국장은 코리아소사이어티 강연에서 “한국은 성장률 하락보다 역동성이 떨어지는 게 문제”라며 “어떠한 개혁과제도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정치적 실패 때문에 사회적 합의기능이 상실됐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11개월 뒤 같은 자리에 나온 마타이 부국장의 톤은 더 강경했다. “돈을 푼다고 OECD 평균의 절반에 불과한 서비스업 생산성이 높아지느냐. 금리를 낮춘다고 조선업이 살아나느냐. 출산율과 여성의 노동시장 참가율을 높이기 위해 어떤 제도개선을 해야 하느냐. 이런 걸 고민하고 풀어내는 게 진짜 경제정책”이라고 거침없이 말했다. 그의 지적에 한 참석자는 “한국 정부가 1년간 구조개혁에 손을 대지 못한 채 허송세월한 것 아니냐”고 혀를 찼다.
◆가계부채, GDP의 90%
마타이 부국장은 폭발 직전 수준의 가계부채와 소득 불균형, 취약한 사회안전망, 수출 중심의 경제구조 등 잠재적 위험요소가 도처에 깔려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가부채 비율은 GDP 대비 35% 수준으로 비교적 낮지만 가계부채 비율은 90%에 달할 정도라고 우려했다.
그는 “한국은 사회복지지출이 GDP의 10%로 OECD 평균(22%)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며 “재정정책을 쓸 여지가 큰 만큼 지출을 확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국제통화기금(IMF)의 비판은 신랄했다. 1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코리아소사이어티에서 열린 ‘한국 경제 리뷰’ 세미나에서 코시 마타이 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부국장은 내부자료가 담긴 파워포인트 페이지를 넘겨가며 한국 경제를 우려하는 쓴소리를 쏟아냈다.
◆생산성 둔화, 서비스업 부진
마타이 부국장은 ‘예의상’ 한국 경제를 칭찬하면서 말문을 열었다. 한국이 과거 50여년간 어느 국가도 이루지 못한 최고의 경제성과를 보여줬다고 극찬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증가할수록 성장률은 낮아질 수밖에 없지만 한국은 같은 수준의 국가들 중 항상 상위 10%에 포함됐다”고 치켜세웠다. 딱 거기까지였다. 그는 “그러나 곧 닥칠 미래를 보자”며 방향을 틀었다. “한국은 극단적인 속도로 진행 중인 고령화로 인해 성장이 지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가 제시한 IMF 내부자료를 보면 2020년께부터 노동인구 감소가 잠재성장률을 잠식하기 시작해 2%대도 위협받게 된다. 그런데도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크게 밑돈다고 지적했다.
마타이 부국장은 “지난해 청년층(15~29세 이하) 고용률은 40%로 OECD 평균인 50%를 밑돌아 밑에서 여섯 번째 수준”이라고 말했다. “임시직 비율도 20%대로 OECD의 약 두 배 수준”이라며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노동시장의 이중성 탓에 저임금 문제가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지부진한 생산성 증가율도 고질적 문제로 제기했다. 생산성 증가율 지표인 근로시간당 GDP는 OECD 평균을 한참 밑돌고, 총요소생산성도 미국과 일본이 상승추세인 반면 한국은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파고들었다. 중소기업의 노동생산성은 OECD 국가 가운데 최하위라고 지적했다. 9인 이하 기업의 지난해 노동생산성은 100을 기준으로 할 때 20에 불과해 꼴찌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 부문의 생산성은 더욱 심각하다. 2014년 기준 제조업 생산성을 100으로 잡을 때 OECD 평균 서비스업 생산성은 90이나 한국은 45에 그쳤다. 창업에 대한 제도적 진입장벽이 높고, 창업 이미지도 크게 저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1년간 허송세월”
마타이 부국장은 매년 한국 정부와의 연례협의회(Article IV)를 담당하는 총책임자다. 한국 경제에 대한 진단과 평가, 개선과제를 담은 보고서가 그의 손끝에서 나온다. 이창용 IMF 아태국장이 직속 상관이다.
올해 1월 이 국장은 코리아소사이어티 강연에서 “한국은 성장률 하락보다 역동성이 떨어지는 게 문제”라며 “어떠한 개혁과제도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정치적 실패 때문에 사회적 합의기능이 상실됐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11개월 뒤 같은 자리에 나온 마타이 부국장의 톤은 더 강경했다. “돈을 푼다고 OECD 평균의 절반에 불과한 서비스업 생산성이 높아지느냐. 금리를 낮춘다고 조선업이 살아나느냐. 출산율과 여성의 노동시장 참가율을 높이기 위해 어떤 제도개선을 해야 하느냐. 이런 걸 고민하고 풀어내는 게 진짜 경제정책”이라고 거침없이 말했다. 그의 지적에 한 참석자는 “한국 정부가 1년간 구조개혁에 손을 대지 못한 채 허송세월한 것 아니냐”고 혀를 찼다.
◆가계부채, GDP의 90%
마타이 부국장은 폭발 직전 수준의 가계부채와 소득 불균형, 취약한 사회안전망, 수출 중심의 경제구조 등 잠재적 위험요소가 도처에 깔려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가부채 비율은 GDP 대비 35% 수준으로 비교적 낮지만 가계부채 비율은 90%에 달할 정도라고 우려했다.
그는 “한국은 사회복지지출이 GDP의 10%로 OECD 평균(22%)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며 “재정정책을 쓸 여지가 큰 만큼 지출을 확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