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키우는 마음으로 발레단 21년 이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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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퇴임하는 김인희 SBT 단장
“지난 21년간 민간 예술단체를 끌어온 것만 해도 기적 같은 일입니다. 예술에 대해 같은 가치관을 공유하는 단원들이 합심해준 덕분이죠. 우리만의 연습실이나 공연장을 멋지게 마련한 뒤 물러나고 싶었는데 그게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김인희 서울발레시어터(SBT) 단장(53)은 5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1995년 발레단을 함께 창단한 남편 제임스 전 SBT 예술감독(57)과 함께 오는 31일 물러난다.
SBT는 순수 민간 발레단이다. 창단 이후 ‘현존1, 2, 3’ ‘사계’ ‘이너무브즈’ 등 100여편의 창작발레를 만들어 공연했다. 쉽지 않은 일이었다. 정부나 종교단체, 시 주도로 설립돼 매년 예산을 지원받는 단체와 달리 SBT는 다달이 낸 공연 수익으로 운영된다.
김 단장은 “세월호 참사 여파 등이 누적돼 지난해엔 민간 발레단 운영이 불가능한 일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을 만큼 경영 환경이 좋지 않았다”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SBT를 포기하지 않은 것은 좋은 전례를 남기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경제적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올해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과 ‘최순실 게이트’ 등으로 문화 소비 심리가 얼어붙었다. 상주단체로 입주해 있는 과천시민회관에서 계속 사무실과 연습실을 쓸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내년 재협상을 앞두고 있다.
신임 단장으로 선정된 나인호 안무가(45)는 “지금껏 발레단 안팎에서 일하며 다른 단체와의 상생 방안을 고민해왔다”며 “예술 지평을 넓히면서 재정 안정화를 이루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나 신임 단장은 “비용을 줄이기보다는 수익을 창출하겠다”며 “작품 예산을 줄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 단장은 새 예술감독으로 선임된 조현경 SBT 지도위원(44)과 부부 사이다. 김 단장은 “부부를 조건으로 둔 건 아니었다”며 “우리 부부가 그랬듯 새 단장과 감독도 자식을 키우는 마음으로 발레단을 꾸려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김인희 서울발레시어터(SBT) 단장(53)은 5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1995년 발레단을 함께 창단한 남편 제임스 전 SBT 예술감독(57)과 함께 오는 31일 물러난다.
SBT는 순수 민간 발레단이다. 창단 이후 ‘현존1, 2, 3’ ‘사계’ ‘이너무브즈’ 등 100여편의 창작발레를 만들어 공연했다. 쉽지 않은 일이었다. 정부나 종교단체, 시 주도로 설립돼 매년 예산을 지원받는 단체와 달리 SBT는 다달이 낸 공연 수익으로 운영된다.
김 단장은 “세월호 참사 여파 등이 누적돼 지난해엔 민간 발레단 운영이 불가능한 일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을 만큼 경영 환경이 좋지 않았다”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SBT를 포기하지 않은 것은 좋은 전례를 남기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경제적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올해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과 ‘최순실 게이트’ 등으로 문화 소비 심리가 얼어붙었다. 상주단체로 입주해 있는 과천시민회관에서 계속 사무실과 연습실을 쓸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내년 재협상을 앞두고 있다.
신임 단장으로 선정된 나인호 안무가(45)는 “지금껏 발레단 안팎에서 일하며 다른 단체와의 상생 방안을 고민해왔다”며 “예술 지평을 넓히면서 재정 안정화를 이루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나 신임 단장은 “비용을 줄이기보다는 수익을 창출하겠다”며 “작품 예산을 줄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 단장은 새 예술감독으로 선임된 조현경 SBT 지도위원(44)과 부부 사이다. 김 단장은 “부부를 조건으로 둔 건 아니었다”며 “우리 부부가 그랬듯 새 단장과 감독도 자식을 키우는 마음으로 발레단을 꾸려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