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양적완화 정책 지속할 것"
유럽연합(EU)의 정치·경제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내년에도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 정책을 이어갈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영국계 자산운용사 슈로더투자신탁운용의 키스 웨이드 런던 수석이코노미스트(사진)는 5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2017년 글로벌 경제 및 시장전망 간담회’에서 “지난 4일 이탈리아 국민투표의 부결 가능성은 예상했지만 반대표가 생각보다 많았다는 점을 시장이 우려하고 있다”며 “이탈리아의 경제성장이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지지율이 높은 오성운동이 집권하면 유럽 전체의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웨이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유럽의 정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ECB가 내년 3월 끝날 예정인 양적완화 정책을 연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양적완화까지 중단한다면 EU는 경제위기를 피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2018년까지는 완화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ECB는 오는 8일 통화정책회의를 연다.

슈로더투자신탁운용은 내년 글로벌 경제성장 전망치를 연 2.5%에서 3%로 상향 조정했다. 이 전망치를 높인 것은 2년 만이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경제성장이 촉진되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환경이 신흥국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상이다. 특히 신흥국의 구매관리자지수(PMI)가 크게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 낙관적이다.

웨이드 수석은 “높은 정치불안에 시달리는 선진국과 달리 상대적으로 신흥국 시장 환경은 안정돼 있다”며 “달러 강세장에서도 신흥국 통화가치는 모두 저평가돼 있고 증시 밸류에이션도 낮아 투자매력도가 높다”고 말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