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앤디 워홀 '북을 치는 판다곰'
‘현대미술의 전설’ 앤디 워홀(1928~1987)은 대중미술과 순수미술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예술계 전반에 걸쳐 혁명과 변화를 주도했다. 미술품의 대량 생산을 꿈꾼 그는 1963년 뉴욕에 작업실 ‘팩토리(Factory)’를 세우고 그림을 기계로 찍어내는 듯한 상품 형태의 실크 스크린 작품을 쏟아냈다.

1983년에는 스위스 아트딜러 브루노 비쇼프베르거의 의뢰로 어린이들을 위한 그림도 제작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을 무척 좋아했던 그는 주로 자신이 수집한 태엽 장난감에서 영감을 받아 작은 캔버스에 판다, 원숭이, 앵무새, 강아지, 물고기, 로봇 등을 그려 ‘토이 페인팅’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이 그림은 토이 페인팅 시리즈 초기 작품이다. 북을 치는 판다의 귀여운 모습을 주황색과 보라색으로 차분하게 묘사해 배금주의 사회에서 실종된 동심의 세계를 보여준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