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재 한국경제신문 주필(왼쪽부터)과 이춘근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 유진철 전 미주한인회총연합회 회장이 5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 18층 다산홀에서 열린 ‘트럼프 캠프 대(大)해부 강연회’에서 토론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주필(왼쪽부터)과 이춘근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 유진철 전 미주한인회총연합회 회장이 5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 18층 다산홀에서 열린 ‘트럼프 캠프 대(大)해부 강연회’에서 토론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대선 기간에 주한미군 방위비를 올려야 한다고 강조해 걱정하는 한국인이 많은 것으로 아는데 기우에 불과하다. 트럼프 당선자는 비즈니스맨이기 때문에 공평한 거래인지가 최대 관심이다. 우리가 왜 지금과 같은 수준의 방위비를 내게 됐는지 설득하면 받아들일 것이다.”

유진철 전 미주한인회총연합회 회장(사진)은 5일 한국경제신문사가 주최한 ‘트럼프 캠프 대(大)해부’ 강연회에 참석해 트럼프 당선자를 기존 미국 정치인과 비교해서는 곤란하다고 단언했다.

[트럼프 캠프 대해부 강연회] "트럼프는 비즈니스맨…한국 방위비 문제, 공정한 거래라고 설득해야"
유 전 회장은 2013년부터 작년까지 조지아주(州)의 연방 상원의원과 하원의원에 도전하며 미국 정치권과 깊은 인연을 맺었다. 그는 트럼프 대선 캠프에서 경제정책을 담당한 스티븐 무어 선임연구원, 트럼프 당선자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 백악관 수석전략가 내정자인 스티브 배넌 등과 관계를 맺어왔다.

유 전 회장은 주한미군 문제와 관련해 한국의 설득능력에 따라 얼마든지 지금 같은 수준의 방위비를 낼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무어 선임연구원은 동맹국과의 파트너십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일방적인 손해나 이익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유 전 회장은 “주한미군 방위비를 한국이 50% 정도 내고 있는데 미국이 100%를 달라고 해 다 줄 필요가 없다”며 “미국이 지금 정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것을 설득하는 데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말했다. 노력을 해보다 안되면 60%까지 물러서면 된다는 주장이다.

트럼프 같은 사업가는 거래 상대방이 너무 손해보면 관계가 오래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지금 상태가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수준이라는 사실을 납득시키는 게 관건이란 얘기다. 유 전 회장은 “미국이 100%를 달란다고 해서 100%를 다 준다면 고맙다고 하기는커녕 150%를 달라고 할 걸 그랬다며 후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자는 사업할 때 임원들에게 자율성을 상당히 부여했다”며 “사업 스타일을 고려하면 내각과 백악관 참모들에게도 권한을 충분히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주필은 유 전 회장에게 트럼프 당선자가 대선 기간 과격한 발언을 많이 해왔고 지금도 마찬가지인데 언제쯤 일반적인 대통령의 모습을 보일 것 같냐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유 전 회장은 “미국은 대통령 취임 이후 언론과 야당이 공격을 자제하는 ‘허니문(신혼여행)’ 전통이 있다”며 상당 기간 ‘거친 트럼프’를 볼 것이라고 예상했다.

트럼프 당선 이후 한국 정치인의 접근에 대해선 다소 부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일부 한국 정치인이 미국을 방문해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한 국내 사정을 전달했다는 지적에 대해 “노코멘트하겠다”면서도 “한국 정치인들이 아마추어 같은 행동을 했고 미국을 너무 모르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유 전 회장은 “미국 백인들이 복지에 쏟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고 생각해 이번 선거에서는 적극적으로 투표에 나섰다”며 “미국 사회의 이런 변화를 차분히 짚어야 한국의 대응 방안을 생각하는 데 유리할 것”라고 조언했다.

그는 선거일을 며칠 앞두고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의 ‘음담패설 스캔들’이 터졌지만 미국 사회의 분노를 막을 수는 없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 내정자와의 인연을 통해 선거 이틀 전 이미 선거인단을 300명 확보해 200명을 얻는 데 그친 민주당을 이길 것으로 확신했다며 선거 뒷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 유진철 전 미주한인회총연합회 회장

△1955년 서울 출생, 1970년 미국 이민 △1974년 오거스타대 입학 △1980년 조지아주 리치먼드 카운티 경찰 △1994년 CMS(콘티넨털 밀리터리 서비스, 군수물자 납품회사) 대표 △2011년 24대 미주한인회총연합회 회장 △2013년 공화당 연방 상원의원 경선 출마(조지아주) △2016년 공화당 연방 하원의원 경선 출마(조지아주 12지구)


■ 이춘근 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

△1952년 서울 출생 △1971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입학 △1988년 미국 텍사스주립대 정치학 박사과정 수료 △2002년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역사학 박사과정 수료 △2002년 자유기업원 부원장 △2003년 이화여대 겸임교수 △2012년 한국경제연구원 외교안보연구실장 △현재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