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성장 앞장서는 기업들] 협력사 CEO 5500명 재무·리더십 무료 교육
‘물고기를 주는 것보다 잡는 법을 알려줘야 서로 발전할 수 있다.’

SK그룹의 상생 경영 모토다. SK는 단순 지원으로는 협력업체와 장기적인 상생이 힘들다고 본다. 그래서 협력업체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경쟁력 강화를 위한 키워드는 교육이다.
SK는 매년 울산에서 ‘SK동반성장 협력사 채용박람회’를 연다. 박람회에 참여한 SK 우수 협력사가 구직자들과 상담하고 있다.
SK는 매년 울산에서 ‘SK동반성장 협력사 채용박람회’를 연다. 박람회에 참여한 SK 우수 협력사가 구직자들과 상담하고 있다.
SK가 2007년부터 열고 있는 ‘동반성장 CEO(최고경영자) 세미나’도 그런 예다. 이 세미나는 협력업체 CEO들에게 경영전략, 재무, 마케팅, 리더십 등 경영 노하우를 전수하는 프로그램이다. 현재까지 5500명가량이 참여했다. 강의료는 SK 계열사들이 부담한다. 지난해에는 경영에 복귀한 최태원 SK 회장을 비롯해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조기행 SK건설 사장 등 SK 계열사 사장 8명과 협력사 CEO 89명이 참가했다.

SK는 2005년 ‘행복 동반자 경영’ 선언 이후 이듬해인 2006년 동반성장 아카데미, 2009년 동반성장펀드 등 그룹 차원의 상생 노력을 본격화했다. 2013년에는 동반성장 분야를 특화한 사회공헌위원회를 그룹 내에 설치해 협력사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SK는 또 매년 협력사와 공정거래 협약을 통해 상생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공정거래 협약은 불공정행위 예방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기업과 중소 협력사가 세부방안에 대해 1년 단위로 사전에 약정하고 이행하는 제도다. SK는 지난 3월 협력사들과 공정거래 협약을 체결해 경쟁력 강화 방안, 대금지급조건 개선 방안, 불공정관행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올해는 SK가 협력사의 자금난 해소를 돕기 위해 작년보다 300억원 많은 총 6177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투자 측면에서도 2013년 3600억원이던 동반성장 펀드 규모를 2014년 4200억원으로 확대했다. SK는 이 펀드를 통해 협력사에 저금리로 사업자금을 빌려주고 있다. 이와 별도로 협력사에 직접 투자하는 동반성장 사모펀드(PEF)를 운영하고 있다. PEF는 1000억원 규모다. SK는 우수 기술력을 보유한 협력사와 장기적 관점에서 동반성장을 하기 위해 2012년 이 PEF를 만들었다. 콘텔라, 동진쎄미캠, 성창 E&C 등 협력사가 투자를 받았다.

SK는 2013년부터 매년 울산시에서 ‘SK동반성장 협력사 채용박람회’도 열고 있다. 이 박람회는 지역 청년 실업 해소와 중소 협력사의 우수 인재 채용을 직접 지원하는 지역맞춤형 프로그램이다. 고용노동부, 산업통상자원부, 동반성장위원회, 울산시가 후원한다. 울산 지역에 사업장이 있는 SK이노베이션, SK에너지, SK종합화학, SK루브리컨츠, SK건설, SK케미칼 등 6개 SK 계열사의 우수 협력사가 현장 채용에 나선다. 작년에는 20여개 협력사가 박람회에 참여했다.

계열사별로도 상생 협력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신기술을 개발하려는 협력사에 무상으로 시험장비와 연구공간 등을 지원하는 ‘티 오픈 랩(T Open Lab)’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임금 인상액의 20%를 협력사와 공유하는 프로그램을 지난해 국내 기업 최초로 도입했다. 상생협력 임금 공유제로 불리는 이 프로그램은 대·중소기업 간 임금 양극화 해소에 기여하기 위한 목적이다. 올해 조성된 기금은 총 66억원이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