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벤츠 E클래스와 폭스바겐 CC.
(왼쪽부터) 벤츠 E클래스와 폭스바겐 CC.
[ 안혜원 기자 ] 지난달 독일 수입차 브랜드의 희비가 엇갈렸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달에도 수입차 판매 1위를 차지했다. 5개월 연속 판매 1위다. 수입차 브랜드로는 연간 판매 5만대를 최초로 기록했다. 반면 인증취소·판매정지 처분을 받은 폭스바겐은 단 한 대도 판매하지 못했다.

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수입차 신규 등록 대수는 지난해 같은 달(2만2991대)보다 15.8% 하락한 1만9361대로 집계됐다. 올 들어 지난 11월까지 누적 판매량도 전년 동기(21만9534대) 대비 6.5% 감소한 20만5162대에 그쳤다.

벤츠는 수입차 중 가장 많이 팔렸다. 지난달 판매량은 전년보다 66.3% 늘어난 5724대였다. 올해 1~11월 누적 판매는 20.6% 증가한 5만718대다.

'수입차 최초' 올해 5만대 판 벤츠, 지난달 한대도 못 판 폭스바겐
수입차 중 연간 판매 5만대 달성을 이룬 브랜드는 벤츠가 처음이다. 올 초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벤츠코리아 사장(사진)은 판매 목표로 5만대를 설정한 바 있다. 올해를 한달여 앞둔 11월에 목표를 가뿐히 달성했다. 수입차 최대 인기브랜드로 입지를 굳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벤츠의 중형 세단 신형 E클래스 인기가 실적을 견인했다. E220d는 지난달 1330대 판매돼 베스트셀링카 1위 자리를 지켰다. E클래스는 지난 6월 출시 이후 매달 베스트셀링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벤츠의 독주에 BMW는 2위로 물러났다. 2009년 이후 지난해까지 BMW는 연간 수입차 판매 1위를 줄곧 지켜왔다. 하지만 올해는 눈에 띄는 신차를 내놓지 못하면서 경쟁에서 밀렸다. 특히 최대 주력모델이자 벤츠 E클래스의 경쟁 모델인 5시리즈 노후화가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520d의 판매량(1143대)은 E220d에 밀려 2위에 머물렀다.

독일차 브랜드인 벤츠와 BMW가 1위 경쟁하는 사이 폭스바겐은 판매조차 못했다. 정부의 인증취소·판매정지 처분 여파다. 폭스바겐은 80개 모델이 판매 정지돼 있다. 팔 수 있는 모델은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아렉'과 중형 세단 'CC' 가솔린 모델 단 2종뿐이다. 이마저도 재고가 바닥나 현재 실질적으로 팔 수 있는 차량이 없다. 폭스바겐은 지난 10월에는 30대를 팔았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배출가스 조작이 이뤄진 디젤 차량의 리콜 승인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환경부는 최근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에 12월 중순까지 '연료 압력' 문제에 대한 기술적 검토 자료와 리콜 개시 후 18개월 내 리콜률 85%를 확보할 방안 등 2가지 서류를 추가 제출하라고 통보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달 중순 이후 폭스바겐과 아우디 차량 12만6000여대에 대한 리콜 승인 여부가 내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