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맨 앞)이 6일 오전 국회 청문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으로 들어가고 있다. 정 회장의 아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정 회장 왼쪽 뒤)이 수행했다. 연합뉴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맨 앞)이 6일 오전 국회 청문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으로 들어가고 있다. 정 회장의 아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정 회장 왼쪽 뒤)이 수행했다. 연합뉴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가 열리기 전인 6일 오전 9시30분 국회의사당 앞.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하는 아홉 명의 기업 총수 중 한 명인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도착하자 주변의 시선이 일제히 쏠렸다. 정 회장의 아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뒤따라 ‘깜짝 수행’에 나서면서다. 현대차그룹은 하루 전만 해도 정진행 현대차 사장과 법무법인 김앤장 변호사만 정 회장을 수행하는 것으로 준비를 했다.

다른 그룹 총수들이 실무 임원진과 함께 온 것과 달리 정 부회장이 정 회장을 직접 수행한 이유는 부친의 건강 때문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1938년생으로 고령인 정 회장이 하루 종일 열리는 청문회를 견뎌낼지 걱정해 직접 모시고 나오겠다는 뜻을 정 부회장이 밝힌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정 부회장은 청문회 내내 국회의사당 한쪽에서 정 회장을 기다린 것으로 전해졌다. 점심 및 저녁 때는 정 회장 식사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이면 우리 나이로 80세인 정 회장은 역대 국회 청문회 기업인 증인으론 가장 나이가 많다. 이런 이유로 현대차그룹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국회의사당 주변에 구급차까지 대기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국회 내 또는 주변에 전문 의료진과 구급차를 대기시키고, 여의도 인근 대형 병원과 연락체계를 갖춰 놨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10여년 전 협심증과 관상동맥경화협착증 등으로 큰 수술을 받았다. 2009년엔 심혈관 질환이 재발해 종종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정 부회장의 ‘부친 모시기’는 각별하다. 정 부회장은 일가 결혼식이나 공식 행사가 있을 때마다 항상 정 회장 뒤를 따라다니며 그림자 보좌를 해왔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