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그룹 총수들이 실무 임원진과 함께 온 것과 달리 정 부회장이 정 회장을 직접 수행한 이유는 부친의 건강 때문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1938년생으로 고령인 정 회장이 하루 종일 열리는 청문회를 견뎌낼지 걱정해 직접 모시고 나오겠다는 뜻을 정 부회장이 밝힌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정 부회장은 청문회 내내 국회의사당 한쪽에서 정 회장을 기다린 것으로 전해졌다. 점심 및 저녁 때는 정 회장 식사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이면 우리 나이로 80세인 정 회장은 역대 국회 청문회 기업인 증인으론 가장 나이가 많다. 이런 이유로 현대차그룹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국회의사당 주변에 구급차까지 대기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국회 내 또는 주변에 전문 의료진과 구급차를 대기시키고, 여의도 인근 대형 병원과 연락체계를 갖춰 놨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10여년 전 협심증과 관상동맥경화협착증 등으로 큰 수술을 받았다. 2009년엔 심혈관 질환이 재발해 종종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정 부회장의 ‘부친 모시기’는 각별하다. 정 부회장은 일가 결혼식이나 공식 행사가 있을 때마다 항상 정 회장 뒤를 따라다니며 그림자 보좌를 해왔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