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오른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허창수 전경련 회장(GS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등이 6일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장으로 향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오른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허창수 전경련 회장(GS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등이 6일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장으로 향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국회 본관 220호와 245호는 ‘미니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의장’이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 아홉 명은 6일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245호에서 열린 청문회에 참석했다. 220호는 증인으로 참석한 대기업 오너를 위한 대기실이었다. 청문회가 진행되지 않을 때 총수들은 이곳에서 답변을 준비했다. 재계 관계자는 “평소 전경련 회장단 회의 때보다 더 많은 기업 총수가 모였다”고 말했다.

대기업 총수 중 가장 먼저 국회에 도착한 사람은 이재용 부회장이었다. 이 부회장은 오전 9시20분께 국회 본관에 들어섰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다른 총수들도 차례로 도착했다. 일부 시민단체 회원은 “이재용 물러나라” “정몽구 구속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이번 청문회가 기업들의 억울한 면을 풀어줄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총수들은 220호에서 약 30분간 머문 뒤 청문회장으로 이동했다. 대기실에서는 대화를 나누기보다는 각자 배석자와 청문회 준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문회는 오전 10시 시작됐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GS그룹 회장)이 대표로 증인선서를 했다. 일부 총수는 청문회가 익숙지 않은 듯 답변을 제때 못하기도 했다. 다른 총수를 도와주는 장면도 연출됐다. 신동빈 회장이 이재용 부회장의 마이크를 켜주기도 했고, 일부 총수가 국회의원들의 질문을 제대로 못 듣자 옆에 앉은 총수가 설명해주기도 했다.

여섯 차례 열린 촛불집회에 나간 적이 있으면 손을 들어 보라는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요청에는 총수 모두가 손을 들지 않았다.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이 손을 들자 안 의원은 “당신은 재벌이 아니잖아요”라고 면박을 주기도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안경도 화제였다. 최 회장은 외부 행사에 나설 때는 안경을 쓰지 않기 때문이다.

도병욱/김순신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