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국회 ‘최순실 청문회’에서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 등 일부 의원은 호통과 막말 대신 짧고 간결하지만 송곳 같은 질의로 대기업 총수들의 대답을 이끌어냈다.

김경진 의원은 손경식 CJ그룹 회장을 상대로 짧은 질문을 주고받으며 의미있는 답변을 들었다. 김 의원이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어떤 얘기를 나눴느냐고 묻자 손 회장은 “조원동 수석 얘기는 이미경 부회장이 자리를 비워줬으면 좋겠다. 회사를 떠나줬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왜 경제수석이 사기업에 그런 요구를 했느냐”고 재차 물었고 “조 수석이 대통령 말씀이라고 했다. 재계에 30년 이상 있었지만 대통령이 특정 기업 부회장을 물러나라고 하는 건 겪어보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은 대기업 총수들을 일일이 지목해 “(기업의 재단 출연은) 준조세 성격이냐”는 공통 질문을 던지며 의견을 물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기업으로선 정부 정책에 따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했고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도 “기업 입장에서 청와대 요청이 있으면 거절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대가성도 없었고 제 의지도 아니다”고 했다.

이종구 새누리당 의원도 차분하게 핵심을 파고들었다. 이 의원은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겠다는 아버님 약속을 이재용 부회장이 실천하라”고 말해 이 부회장의 긍정적인 답변을 끌어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