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의 실적과 주가 향방을 놓고 증권사들의 의견이 나뉘고 있다.

7일 유진투자증권은 아연 가격 상승을 주가에 반영해 목표주가를 올린 반면 한국투자증권은 아연 가격 강세가 실적으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유지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아연 수요와 달러 흐름이 안정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아연 가격의 상승세를 기초로 한 안정적 수급이 고려아연의 실적에 '유효'하다는 평가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연 가격은 연초 대비 69% 오르는 등 비철금속 가운데서도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며 "지난해 대규모 광산 폐쇄 여파로 올해 공급부족 상태가 심화됐다"고 말했다.

달러화 강세가 진정되고 있다는 점도 호재로 꼽았다. 그는 "2014년부터 강세를 보였던 달러가 조정을 받으면서 올해 아연 가격이 연초 대비 69% 올랐다"며 "미국의 금리 인상을 앞두고 나타났던 강달러 현상이 소강 상태를 보이면서 아연을 포함한 메탈 가격의 조정 위험이 완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탈은 달러 표시 자산으로 중국과 한국 등 비달러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달러가 약세일 때 가격 매력도가 올라간다.

방 연구원은 "경기지표 개선세가 크게 훼손되지 않는다면 가격조정 위험이 완화되고, 안정적 수급이 중장기적으로 고려아연의 양적 성장에 유효하다"며 고려아연의 목표주가를 기존 54만원에서 60만원으로 올렸고,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은 고려아연의 지속적인 주가 상승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연 수요의 절반을 차지하는 철강의 생산량이 정체되면서 아연 수요 역시 늘지 않고 있다"며 "달러는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점쳤다.

아연 가격의 강세가 고려아연의 이익 증가로 이어지기도 어렵다는 판단이다. 그는 "올해 아연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했지만 고려아연의 영업이익은 3분기까지 감소했다"며 "아연 정광 시장이 정광 공급 부족으로 광산에게 유리한 '마이너 마켓(miner market')으로 전환되면서 제련수수료가 하락해 지속적인 주가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고려아연의 주가에 대해 고평가 우려도 제기했다. 최 연구원은 "현재 고려아연의 주가는 내년 예상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12.7배, 주가순자산비율(PBR) 1.5배로 주가가 10% 이상 상승할 경우 주가 고평가 우려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