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별력 확보 평가…자연계열 응시인원 늘어 경쟁 치열할 듯

'불수능'이라는 평가를 받은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실제 채점 결과 상당한 변별력을 갖춘 시험이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국어, 수학 영역이 어렵게 출제돼 대입 지원전략 수립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표준점수 상승으로 주요대 합격선 역시 지난해보다 높아질 것으로 입시업체들은 예상했다.

◇ 표준점수 최고점 일제히 상승

영역별 표준점수 최고점은 국어 139점, 이과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수학 가형 130점, 문과생들이 응시하는 수학 나형 137점, 영어 139점으로 나타났다.

작년 수능과 비교하면 수학 나형을 제외하고 국어는 3∼5점(지난해 국어A형 134점, 국어B형 136점), 수학 가형은 3점, 영어도 3점씩 점수가 오른 것이다.

표준점수는 원점수와 평균이 얼마나 차이 나는지 나타내는 점수여서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낮아지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높아지고, 반대로 시험이 쉬워 평균이 높아지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낮아진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은 "표준점수 상승으로 인문계열 국영수 표준점수 최고점 합계는 지난해 411점에서 올해 415점으로 4점 상승, 자연계열 국영수 표준점수 최고점 합계는 397점에서 408점으로 11점 상승했다"며 "주요대 합격선도 작년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웨이중앙교육은 "인문, 자연계열 모두 국어와 수학이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만점자 비율도 줄어…수학 대폭 하락
시험이 어렵게 출제되면서 만점자(표준점수 최고점자) 비율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상위권 변별력이 특히 커졌다는 의미다.

영역별 만점자 비율은 국어 0.23%, 수학 가형 0.07%, 수학 나형 0.15%, 영어 0.72%로, 영어(지난해 0.48%)를 제외하고는 모두 만점자 비율이 지난해(국어A형 0.8%, 국어B형 0.3%, 수학 가형 1.66%, 수학 나형 0.31%)보다 하락했다.

특히 수학 가형(1.66%→0.07%)의 하락폭이 컸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은 "만점자 비율이 국수영 모두 1% 이하로 나타난 것은 2011학년도 수능 이후 처음"이라며 "수학 가형은 현행 선택형 수능이 도입된 2005학년도(0.02%) 이후 역대 두번째로 만점자 비율이 낮았다"고 말했다.

수학 나형도 2009학년도(0.11%)에 이어 두번째로 만점자 비율이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 선택과목 간 유불리 줄어

과목별 난이도 차이 때문에 선택 과목 간 유·불리 논란이 불거지곤 했던 탐구영역은 올해 시험에서는 이러한 유불리 문제가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탐구 영역의 경우 표준점수 최고점이 가장 높은 과목은 '법과 정치', '경제'(두 과목 모두 68점), 가장 낮은 과목은 '생활과 윤리', '한국 지리', '세계 지리'(세 과목 모두 65점)로 최고점 차이는 3점이었다.

이는 지난해 수능의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6점)보다 줄어든 것이다.

과학탐구 영역도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가 5점(물리 I 72점, 물리 II 67점)으로 지난해(13점)보다 줄었다.

유웨이중앙교육은 "사회와 과학탐구 모두 과목 간 최고점 차이가 크지 않다"며 "더구나 변환 표준점수를 사용하는 대학은 과목 간 편차가 더욱 줄게 된다.

이는 탐구영역 출제가 비교적 잘 됐음을 의미한다"고 평했다.

◇ 자연계열 응시자 늘어 정시 경쟁 치열할 듯

올해 수능 응시자는 총 55만2천297명으로 지난해보다 3만3천35명 감소했다.

영역별 응시인원도 모두 줄었지만 자연계열 학생이 응시하는 과학탐구(24만3천857명)와 수학 가형(17만9천147명)은 지난해보다 오히려 응시인원이 각각 1만3천128명, 2만2천445명 늘었다.

이는 올해 정시모집에서 자연계열 학생들의 경쟁이 예년보다 치열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메가스터디는 "인문계열은 다소 경쟁이 낮아지고 자연계열은 치열해질 전망"이라며 "하지만 대학별 선발 방법이 지난해와 크게 달라진 점이 없기 때문에 지난해 입시결과를 토대로 지원 전략을 수립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y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