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걸' 톰슨과 '괴짜' 디섐보…혼성 드림팀 출전
렉시 톰슨(미국)이 잘 칠까. 브라이슨 디섐보(미국)가 잘 칠까.

‘괴물 장타자’ 톰슨과 ‘괴짜 골퍼’ 디섐보가 한 조로 묶여 우승 사냥에 나서는 진기한 골프대회가 열린다. 8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GC(파72·7288야드)에서 개막하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프랭클린템플턴슛아웃(총상금 350만달러) 대회다.

올해로 28회째인 이 대회는 ‘백상어’ 그레그 노먼(호주)이 자선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여는 이벤트 대회다. 두 명이 짝을 이뤄 한 팀으로 참가해 사흘간 3라운드 팀대항전 방식으로 열린다. 이번에 출전하는 12개팀에는 최경주(46·SK텔레콤)-대니얼 버거(미국) 팀도 포함돼 있다. 가장 큰 관심은 남녀 혼성팀이 10년 만에 출전한다는 점이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프레드 커플스(미국)가 2006년 한 팀으로 나온 게 마지막이었다.

톰슨은 여자골프 세계랭킹 5위에 올라 있는 LPGA 강자다. 2012년 LPGA에 데뷔해 통산 7승을 수확했다. 지난해 한국에서 열린 LPGA투어 KEB하나은행챔피언십을 제패하면서 한국 팬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긴 스타골퍼다. 무엇보다 큰 키(183㎝)에서 뿜어나오는 장타가 압권이다. 올 시즌 드라이버샷 평균 비거리가 277.4야드로 LPGA 전체 2위에 올라 있다. 8자 스윙으로 유명한 베테랑 짐 퓨릭(미국·265야드)보다 멀리 치고, 평균 292.5야드(PGA투어 106위)를 날리는 이번 대회 동반자 디섐보에게도 크게 뒤지지 않는 비거리다.

디섐보 역시 괴짜 행보로 유명한 골퍼다.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그는 모든 아이언 클럽 길이를 7번 아이언과 똑같이 잘라 쓰는 기행으로 관심을 모았다. 지난해 PGA투어 초청선수로 나오자마자 단박에 화제를 모은 그는 2부 투어인 웹닷컴투어에서 1승을 올리면서 내년 PGA투어 전 경기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전문가들이 “두 남녀가 한 팀으로 묶여 우승을 노리는 대회인데도 팬들은 이번 팀 구성을 두 스타의 성(性) 대결로 지켜보고 있다”고 말하는 배경이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