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최순실] 1536회 '이재용'‥고구마 '김기춘'‥사이다 '고영태'
[편집자 주] "모릅니다",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말할 수 없습니다".

6일과 7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1·2차 청문회'에 출석한 증인들의 단골 답변이었습니다. 온 국민을 분노케한 각종 의혹에 속 시원하게 답하는 모습을 찾기 힘들었습니다. 국정조사특별위원회는 양일 오전 10시부터 밤 11시 경까지 강도높은 질의를 펼쳤지만 뾰족한 진술을 얻어내진 못했습니다. 13시간에 이르는 방대한 내용. 증인의 '모르쇠'와 '오락가락' 해명들을 국민은 아직 이해하기 힘듭니다.

그래서 뉴스래빗 [오늘의 #최순실] 특별판 !.!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뉴스래빗만의 '데이터텔링'
기법으로 1·2회 청문회 내용을 정리합니다. 청문회 핵심만 뽑아 큐레이션(curation) 해드립니다. 뉴스래빗은 일단 6일과 7일(당일 자정부터 23시 59분까지 수집) 이틀 간 포털사이트 네이버 정치 뉴스 데이터를 전수 분석했습니다. 신문, 방송, 통신사 등 국내 주요 매체는 이틀 간 총 1만5670개(6일 8293개·7일 7377개) 정치 기사를 쏟아냈습니다. 그 제목을 형태소 분석했습니다. 전체 기사 수 대비 단어 등장 횟수를 뜻하는 '점유율'로 환산했습니다.

뉴스래빗은 형태소 분석 결과를 인물 중심으로 분류했습니다. 증인과 참고인 이름의 등장 빈도에 집중했습니다. 청문회는 증인과 참고인의 증언, 진술을 듣는 자리니까요. 인물의 영향력, 발언의 파급력 등 복합적 함의를 가진다고 판단했습니다. 증인별 답변 시간이나 질문 횟수와 같은 단편적인 수치들은 배제했습니다.

# 1차: '이재용 청문회' 총 1536회 제목 등장
[오늘의 #최순실] 1536회 '이재용'‥고구마 '김기춘'‥사이다 '고영태'
6일 열린 1차 청문회의 주인공은 단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었습니다. 6일 하루 보도된 8293개 정치 속보 제목에 '이재용'은 총 1536회 등장했죠. 전체 기사 중 18.5%에 이름이 등장했습니다. 기사 5개 중 1개에 이름이 등장할만큼 '이재용' 점유율은 높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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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로라하는 다른 8개 대기업 총수 점유율(위 그래프 참고)도 압도했습니다. 이날 국조특위는 이 부회장에게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경영권 승계 △정유라(최순실의 딸) 지원금 대가성 여부 등 다양한 의혹에 대해 질문했는데요. 이 부회장은 곤란한 질문에 "송구(20회 등장)하지만…"으로 입을 뗐습니다. 이를 두고 일부 언론은 '송구 이재용 선생' 같은 단어를 제목에 쓰기도 했습니다. 이외 언론은 이 부회장의 '미래전략실(73회) 해체'와 '전경련 탈퇴(55회)' 발언에 주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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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점유율이 이 부회장의 뒤를 이었습니다. '정몽구' 키워드는 6일 네이버 정치 뉴스에 총 395회 등장, 4.8% 점유율을 보였습니다. 이날 국조특위가 정 회장에게 던진 질문은 △전경련 탈퇴 의사 △차은택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 광고비 외압 의혹 두 가지였습니다. 국조특위 질문 비중에 비해 언론이 상대적으로 높은 관심을 보였던 셈이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325회(3.9%)회 등장, 3위였습니다. △미르재단 출연금 면세점 관련성 △롯데 지배구조 개선 △BNK금융 엘시티 대출 경위 등을 질문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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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286회(3.4%) 등장했습니다. 한화갤러리아에서 구입한 말 2필을 정유라에게 상납했다는 의혹을 받았습니다.

'손경식(241회·2.9%)' CJ그룹 회장, '최태원(227회·2.7%)' SK그룹 회장, '조양호(219회·2.6%)' 한진그룹 회장, '구본무(203회·2.4%)' LG그룹 회장, '허창수(173회·2.1%)'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3% 이하 점유율을 보였습니다.

# 2차: '고구마' 김기춘, '사이다' 고영태
[오늘의 #최순실] 1536회 '이재용'‥고구마 '김기춘'‥사이다 '고영태'
6일 청문회가 '삼성 청문회'였다면 7일은 '김기춘 청문회'였습니다. 7일 2차 청문회는 최순실 게이트 핵심 증인이 15명 등장, 인물별 언급 빈도가 다소 분산됐습니다. 하지만 가장 많은 질문을 받은 주인공은 '김기춘(1300회·17.6%)'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라는 점은 분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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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차은택(798회·10.8%)'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최순실의 조카 '장시호(743회·10%)' 씨, '고영태(552회·7.5%)' 씨도 기사 제목에 500회 이상 등장했습니다.
[오늘의 #최순실] 1536회 '이재용'‥고구마 '김기춘'‥사이다 '고영태'
[오늘의 #최순실] 1536회 '이재용'‥고구마 '김기춘'‥사이다 '고영태'
6일 총수 증인 중 점유율은 1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2위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간 4배 가까운 차이를 보였죠. 하지만 7일 기사 분석 결과는 증인 간 점유율 차이가 촘촘합니다.
[오늘의 #최순실] 1536회 '이재용'‥고구마 '김기춘'‥사이다 '고영태'
'김종(422회·5.7%)'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김재열(136회·1.8%)' 제일기획 스포츠사업 총괄사장, '조원동(101회·1.4%)' 전 청와대 경제수석, '송성각(98회·1.3%)'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불출석한 '우병우(202회·2.7%)' 전 청와대 민정수석도 눈에 띕니다.

2차 청문회엔 '고구마(답답하다를 뜻하는 인터넷 유행어)'와 '사이다(톡 쏘는 사이다처럼 발언이 시원하다는 의미)'가 공존했습니다. 이날 가장 많은 질문을 받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최순실과의 관계 △김영한 비망록 △차은택과의 접촉 경로 △세월호 7시간 대통령 행적 등 전방위로 쏟아진 질문에 "모른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일관했습니다. 국민들이 '고구마'를 먹은 듯 답답해한 장면이었죠.

"나이가 들어서"라며 모르쇠로 일관하던 김 전 실장은 불연 듯 본인 병원 진료 내역에 대해선 연도와 날짜까지 상세히 진술, 빈축을 사기도 했습니다.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은 "(김 전 실장은) 죽어서 천당 가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맹비난하기도 했죠.

고영태 씨는 '사이다 발언'으로 주목 받았습니다. 고 씨는 최순실 씨(60·구속수감)과의 관계에 대해 "지인에게 가방을 소개해주며 처음 만난 사이"라며 항간의 소문을 부인했습니다. 최 씨와 관계가 소원해진 계기에 대해 "최 씨가 모욕적인 말을 하고 아래 직원들을 사람 취급하지 않았다"고 털어놓으며 "(싸운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죠.
[오늘의 #최순실] 1536회 '이재용'‥고구마 '김기춘'‥사이다 '고영태'
고영태 씨는 박근혜 대통령의 옷을 만들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100여 벌 가까이 만들었다"며 "(청와대가 아니라) 최 씨에게 직접 받았다"고 진술해 뇌물 의혹을 증폭시키기도 했습니다.

"(최순실 씨가) 김종 전 차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엔 "수행비서 같았다"고 답변했습니다. 국조특위 의원 질문에 작심한 듯 '사이다' 발언을 내뱉은 고 씨에 대해 네티즌은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 "고 씨가 아니었다면 이 자리는 없었다"고 반색하기도 했습니다.

'세월호 7시간' 의혹을 밝힐 3차, 4차 청문회는 오는 13일, 14일 열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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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김민성, 연구= 강종구 한경닷컴 기자 jongg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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