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리는 시장 전망…"일단 불확실성 해소"vs"외부악재 돌출 땐 큰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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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이슈, 그동안 시장에 큰 영향 못미쳤지만
위기 대응능력 약화시 투자자 불안감 커질 수도
위기 대응능력 약화시 투자자 불안감 커질 수도
주식시장을 뒤덮은 불확실성이란 짙은 ‘안개’가 걷힐까, 아니면 더 깊은 정치 리스크의 수렁으로 빠져드는 분기점이 될까. 9일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주식시장 마감 후인 오후 4시10분께 가결 처리되면서 이후 주식시장이 어떤 흐름을 보일지 증권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탄핵소추안 가결로 두 달 가까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던 ‘최순실 게이트’의 혼란이 정리 수순으로 들어가는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가 많다.
◆끝까지 관망한 시장
코스피지수는 9일 전날보다 6.41포인트(0.32%) 하락한 2024.69에 마감했다. 전날 39.18포인트 급등한 영향으로 이날은 소폭 기술적으로 하락했다는 분석이 많다. 향후 한국 정치·경제 향방의 분기점이 될 탄핵 표결을 앞두고 주요 시장참가자들이 ‘눈치보기’를 이어갔다. 정국 변화의 추이를 일단 ‘지켜보자’는 태도를 취했다. 특히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6500억원 넘게 대량으로 주식을 판 개인은 이날도 1206억원 순매도하며 시장에서 ‘일단 한발 벗어나 있겠다’는 태도를 분명히 했다.
증시 전문가 사이에선 이번 탄핵안 가결이 시장 분위기를 바꾸는 전환점이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정치적 불확실성은 탄핵안 처리 이후에도 어느 정도 지속될 수밖에 없겠지만 시장이 이제부터 경제문제에 본격적으로 시선을 돌릴 것이란 이유에서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은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지 않았다면 글로벌 증시 상승세를 고려할 때 코스피지수는 2100선을 넘었어야 했다”며 “그동안 억눌렸던 상승동력이 증시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정치 격변기에 주식시장이 단기적으로 충격을 받았더라도 중·장기적으로는 기업과 경기 등 경제 기초체력(펀더멘털)에 따라 움직인 전례도 이 같은 시각에 힘을 싣고 있다. 2004년 3월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 가결 때도 코스피지수가 장중 5.5% 급락했지만 탄핵안 처리 결정 1시간 반 만에 외국인과 개인 매수세가 몰리면서 낙폭이 2.43%로 줄었다. 이후 16거래일 만에 코스피지수 900선을 탈환하는 등 정치 변수의 영향은 일시적인 수준에 그쳤다. 주식시장이 요즘과 큰 차이가 있던 10·26사태나 5·18광주민주항쟁, 6·10민주항쟁 당시에도 정치 변수의 영향은 단기에 그쳤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역사적으로 정치 이슈는 주식시장과 큰 관련이 없다”며 “이번 탄핵안 가결이 주식시장에는 불확실성 해소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했다.
◆“대외 변수 영향력 본격화”
주식시장을 짓누르던 심리적 폭탄의 ‘뇌관’은 일단 제거됐지만 갑작스럽게 대형 국내 변수가 사라지면서 단기적으로는 대외변수의 영향력을 더 크게 체감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시각도 적지 않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제 대외변수 영향이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며 “노무현 대통령 탄핵 때와 달리 글로벌 경기 상황이 한국에 우호적이지 않고 위기극복 리더십을 찾기 힘든 까닭에 약세장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13~14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예상대로 미국이 금리를 올릴지에 시장의 관심이 다시 쏠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탄핵안 표결 처리를 계기로 11월 중순 이후 매수세가 강화된 외국인 자금의 추가 유입에 탄력이 붙을지도 관심사다. 김재중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양호한 글로벌 유동성 환경 속에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김동욱/최만수 기자 kimdw@hankyung.com
코스피지수는 9일 전날보다 6.41포인트(0.32%) 하락한 2024.69에 마감했다. 전날 39.18포인트 급등한 영향으로 이날은 소폭 기술적으로 하락했다는 분석이 많다. 향후 한국 정치·경제 향방의 분기점이 될 탄핵 표결을 앞두고 주요 시장참가자들이 ‘눈치보기’를 이어갔다. 정국 변화의 추이를 일단 ‘지켜보자’는 태도를 취했다. 특히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6500억원 넘게 대량으로 주식을 판 개인은 이날도 1206억원 순매도하며 시장에서 ‘일단 한발 벗어나 있겠다’는 태도를 분명히 했다.
증시 전문가 사이에선 이번 탄핵안 가결이 시장 분위기를 바꾸는 전환점이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정치적 불확실성은 탄핵안 처리 이후에도 어느 정도 지속될 수밖에 없겠지만 시장이 이제부터 경제문제에 본격적으로 시선을 돌릴 것이란 이유에서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은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지 않았다면 글로벌 증시 상승세를 고려할 때 코스피지수는 2100선을 넘었어야 했다”며 “그동안 억눌렸던 상승동력이 증시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정치 격변기에 주식시장이 단기적으로 충격을 받았더라도 중·장기적으로는 기업과 경기 등 경제 기초체력(펀더멘털)에 따라 움직인 전례도 이 같은 시각에 힘을 싣고 있다. 2004년 3월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 가결 때도 코스피지수가 장중 5.5% 급락했지만 탄핵안 처리 결정 1시간 반 만에 외국인과 개인 매수세가 몰리면서 낙폭이 2.43%로 줄었다. 이후 16거래일 만에 코스피지수 900선을 탈환하는 등 정치 변수의 영향은 일시적인 수준에 그쳤다. 주식시장이 요즘과 큰 차이가 있던 10·26사태나 5·18광주민주항쟁, 6·10민주항쟁 당시에도 정치 변수의 영향은 단기에 그쳤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역사적으로 정치 이슈는 주식시장과 큰 관련이 없다”며 “이번 탄핵안 가결이 주식시장에는 불확실성 해소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했다.
◆“대외 변수 영향력 본격화”
주식시장을 짓누르던 심리적 폭탄의 ‘뇌관’은 일단 제거됐지만 갑작스럽게 대형 국내 변수가 사라지면서 단기적으로는 대외변수의 영향력을 더 크게 체감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시각도 적지 않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제 대외변수 영향이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며 “노무현 대통령 탄핵 때와 달리 글로벌 경기 상황이 한국에 우호적이지 않고 위기극복 리더십을 찾기 힘든 까닭에 약세장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13~14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예상대로 미국이 금리를 올릴지에 시장의 관심이 다시 쏠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탄핵안 표결 처리를 계기로 11월 중순 이후 매수세가 강화된 외국인 자금의 추가 유입에 탄력이 붙을지도 관심사다. 김재중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양호한 글로벌 유동성 환경 속에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김동욱/최만수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