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국영항공사 이란항공과 미국 보잉사(社)가 이란혁명이 있었던 1979년 이후 처음으로 항공기 구매 계약을 맺었다고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란항공이 구매하는 항공기는 중·단거리용 보잉737기종 50대, 장거리용 보잉777 기종 30대다. 이란항공은 앞으로 10년간 민항기 80대를 인도받을 예정이다. 계약금액은 166억달러(19조4500억원)로, 이란 혁명이 있었던 1979년 이후 미국 회사와 맺은 최대 규모 계약이다.

앞서 이란항공과 보잉사는 지난 6월 민항기 80대를 구매하고, 29대를 장기임대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교환했다. 미 재무부는 지난 9월 보잉사와 이란항공의 거래를 승인했다.

이란에 대한 서방제재는 올해 1월 풀렸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미국 회사와 미국인이 이란 회사와 거래하려면 재무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제재 조건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상원은 이번 구매계약에 대한 미 수출입은행의 융자를 법으로 금지해 수출을 차단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국은 1996년 이란·리비아제재법(ILSA·다마토법)으로 이란과 민항기와 부품 거래를 막았다. 이 때문에 이란 민항기가 노후해 승객의 안전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이란항공 소속 여객기 43대의 기령은 평균 26년 정도로 알려졌다. 이란은 제재 해제와 함께 낡은 민항기를 교체하기 위해 앞으로 10년간 400∼500대를 주문할 계획이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