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올 8000억 번 애플, 납세는 '비밀'
애플코리아가 올해 국내 시장에서 8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 등 매년 수천억원대의 이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외부에 실적을 공개하지 않는 유한회사 형태로 운영하면서 적지 않은 세금을 회피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애플코리아는 국내에서 아이폰을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한 2009년 주식회사에서 유한회사로 전환했다. 이후 매출과 영업이익, 법인세 납부 내용 등 주요 사업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유한회사는 주식회사와 달리 외부 감사를 받을 의무가 없고, 감사보고서 제출 대상에서도 제외되기 때문이다.

정보기술(IT) 업계는 올해 국내 아이폰 판매량(290만대 추정) 등을 감안할 때 애플코리아의 매출을 3조원대, 영업이익은 8000억원대로 추정했다. 이는 웬만한 대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다. 네이버의 지난해 매출은 3조2512억원이었다.

애플코리아가 유한회사로 바뀐 2009년은 국내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은 아이폰3GS가 출시된 해다. 당시 업계에서는 애플이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 확대에 앞서 정보 공개를 차단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애플은 이후 국내 실적과 법인세·기부금 납부 내용 등을 철저히 비밀로 하고 있다.

배덕광 새누리당 의원은 “애플과 같은 외국계 유한회사는 천문학적 매출을 올리면서도 고용과 투자, 고객 서비스에 모두 인색하다”며 “국내 기업과의 조세 형평성을 실현하기 위해 법인세법 등 관련 세법을 신속히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배 의원은 지난 9월 유한회사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