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필이 연주한 말러 교향곡 5번, 세계적 레이블 '데카' 달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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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오케스트라로는 처음


이 음반은 2007년 ‘말러 지휘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성 단장의 첫 앨범이자 내년에 창단 20주년을 맞는 경기필의 첫 정규 앨범이다. 음반 제작은 마이클 파인이 맡았다. 파인은 1992년 그래미 어워드 ‘올해의 클래식 레코딩 프로듀서’ 부문을 수상한 세계적인 프로듀서로 도이치그라모폰 부사장 등을 지냈다. 올해 8월 개관한 롯데콘서트홀에서 녹음된 최초의 앨범인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그는 “콘서트홀에 울림이 많아 걱정도 됐지만 음을 따뜻하고 고급스럽게 감싸주는 효과가 컸다”며 “이 앨범만의 독특한 사운드를 즐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4악장으로 구성된 일반 교향곡과는 달리 5악장으로 이뤄진 이 곡은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건강 악화로 인한 극도의 불안감과 이후 이를 극복하고 사랑하는 여인과 결혼하면서 느낀 환희가 표현돼 있다.
1악장은 장송 행진곡처럼 시작한다. 성 단장은 “1악장에서 말러는 1인칭 시점으로 곡에 녹아들어가 있다”며 “트럼펫의 절규가 곧 말러의 절규”라고 설명했다. 이어 2, 3악장은 격렬하게 이어지고, 4악장 ‘아다지에토’에선 사랑과 기쁨의 선율이 흐른다. 마지막 5악장엔 환희와 광기가 폭포처럼 쏟아진다. 성 단장은 “이 또한 모두 명확하지 않은 혼재된 감정으로 말러의 세계관이 그러했듯 울고 있지만 웃고 있고, 행복하지만 행복인지 알 수 없는 감정이 뒤섞인다”며 “이를 잘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경기필은 내년 9월17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뮤직페스트 베를린’에 아시아 오케스트라 최초로 초청받았다. 윤이상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교향곡인 ‘예악’ ‘무악’ 등을 연주할 예정이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