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쉬네트 자회사로 편입한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사진)은 신발 제조사(화승) 수출담당 이사 출신이다. 2003년 그가 한국 사업을 키운 뒤 글로벌 브랜드인 휠라 본사를 통째로 인수했을 때 업계 사람들은 반신반의했다. 중소기업이 글로벌 브랜드를 제대로 경영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윤 회장은 휠라 본사를 본궤도에 올려놓은 뒤 2011년 다시 업계를 놀라게 했다. 타이틀리스트 브랜드를 보유한 아쿠쉬네트를 인수했기 때문이다. 휠라보다 더 지명도가 높고 규모도 큰 회사였다. 휠라코리아는 아쿠쉬네트를 지난 10월28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상장 직후 20% 더 사들여 지분을 53.1%로 늘려 자회사로 편입했다.

최근 윤 회장이 아쿠쉬네트 인수와 상장에 대해 입을 뗐다. 그는 임직원에게 “아쿠쉬네트 인수와 상장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말했다. 휠라와 아쿠쉬네트를 합치면 연매출 2조5000억원대 회사로 도약했지만 내실을 다진 뒤 또다시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2017년 또 하나의 중요한 과제로는 휠라의 성장을 제시했다. 그는 “2017년을 휠라의 전성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최근 몇 년 동안 휠라코리아는 실적이 부진했다. 이익률을 높이고 매출도 늘려 글로벌 스포츠회사로 키워야 한다는 게 윤 회장의 판단이다.

이를 위해 윤 회장은 100년 이상 된 휠라의 브랜드 정체성과 역사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불황일수록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잘 들여다봐야 한다”며 “휠라를 상징하는 헤리티지를 전면에 내세워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해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휠라는 한때 유행에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최근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기 시작했다. 이를 두고 윤 회장은 “유행이 돌고 돌듯 휠라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헤리티지 라인이 패셔너블하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며 “내년에는 해당 제품군을 늘리고 마케팅도 이에 초점을 맞춰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지침에 따라 휠라는 내년부터는 브랜드 운영 전략을 ‘원 월드 원 휠라’로 바꾼다. 지금까지는 국가별 상황에 맞춰 각 지사가 현지화 전략을 폈다. 내년부터는 제품 출시부터 판매 전략까지 세계 공통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