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 '첼로 소나타 g단조'
탄핵 정국에서 대한민국의 보통 국민들이 표출했어야 할 분노와 정의를 향한 외침은 필요한 만큼 충분히 해낸 것 같다. 이제 특검과 헌법재판소에 짐을 넘기고 한겨울의 추위를 걱정하는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

찬바람이 불어오면 러시아 음악이 듣고 싶어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라흐마니노프가 우울증에서 회복돼 가던 20대 후반에 쓴 ‘첼로 소나타 g단조’(1901)도 그중 하나다. 위대한 피아니스트의 곡인 만큼 스케일이 크면서도 섬세한 피아노 반주가 돋보이지만 역시 감정적인 무게감은 첼로의 몫이 크다. 특히 3악장 안단테가 인상적이다.

인성(人聲)과 피아노를 위한 라흐마니노프의 또 다른 인기곡인 ‘보칼리제’보다도 한층 깊고 품격 있는 감성이라고 할까.

유형종 음악·무용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