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충남지사는 14일 개헌파를 향해 "헌법 개정을 매개로 해서 다음번 권력 싸움에 있어 정계개편의 구도를 짜려는 정치적 의도도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안희정 지사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모든 문제 원인을 제왕적 대통령제의 현행 헌법구조에서 찾는 건 잘못된 진단으로, 광장의 촛불민심을 받아 개헌을 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선 다시 한번 더 생각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87년 6·10 항쟁 체제를 극복하기 위한 논의를 하자는데는 적극 수용한다"고 밝혔다.

안희정 지사는 손학규 전 대표가 전날 행사에서 '87년 체제 속에 대선을 치르자는 측은 대권의 길이 멀어지니 개헌을 반대하는 기득권세력이자 호헌세력'이라며 개헌론을 편 것과 관련, 조기대선 일정을 들어 "시간 상으로도 이 논의를 마무리할 수 없다. 어느 시간에 그런 일(개헌)을 할 수 있다는 건지 먼저 얘기를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헌법개정의 문제는 권력엘리트 간에 권력을 분점하기 위한 계약서가 아니라 국민모두가 참여하는 국민개혁이어야 한다"며 "개헌을 매개로 당장의 정계개편 수단으로 삼는 건 개헌 논의의 순수성마저 의심받을 만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안희정 지사는 '비문(비문재인)연대'를 놓고 이재명 성남시장과 장외설전을 벌인데 대해 "정치인의 모든 결합과 결별은 대의명분이 있게 움직일 때라야만 국민의 이익을 보장하게 된다는 것" 이라며 "촛불광장과 국민이익을 위해 똑같은 마음으로 열심히 노력하고 경쟁하고 힘을 합치는 게 정치"라고 강조했다.

그는 '페이스 메이커나 불쏘시개론도 나온다'는 물음에 대해 "다시 한번 분명히 말씀드린다. 최선을 다해 도전할 계획"이라고 대권 도전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