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진욱 기자 ]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사태가 마무리 국면으로 들어선 분위기다. 삼성전자가 자체적으로 발화 원인을 결론내면서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고동진 무선사업부장(사장)의 최근 행보도 이와 맞물리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노트7 발화원인을 이르면 이번 달, 늦어도 다음 달엔 발표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갤노트7 1차 리콜 당시엔 배터리 설계를 원인으로 봤지만, 2차 때는 제조 공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입장에서 발화 원인 발표는 빠를수록 좋다. 그렇지 않을 경우 당장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갤럭시S8에 악영향을 미칠수도 있기 때문이다. 혹여 신제품 출시 직전에 발화 원인을 발표한다면 갤럭시S8에 대한 소비자 신뢰 확보도 어려워진다. 때문에 발화원인이 이달 내 발표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갤노트7의 발화원인을 보는 관점은 다양하지만, 업계에서는 배터리가 아닌 제품 자체 설계 문제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최근 인스트루멘탈이라는 기업의 엔지니어들은 갤노트7을 분해한 후 분석한 결과 제품 설계 자체가 일반적인 동작에서도 배터리를 압박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인스트루멘탈 측은 "이런 설계는 배터리가 계속 압박을 받을 수 있다"며 "배터리가 압력을 받게되면 양극과 음극 분리막이 손상을 입게되는데, 양극과 음극이 접촉하면 지속적으로 열이 발생해 발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최근 고동진 사장의 달라진 행보를 갤노트7 사태 안정화의 시그널로 받아들이는 눈치다.

고 사장은 갤노트7 1차 리콜 이후 매주 수요일마다 열리는 삼성 사장단회의에 수개월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발화 사태 수습과 원인 규명에 매달리느라 참석할 겨를이 없었던 것.

그러나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에도 사장단회의에 참석하면서 삼성전자가 갤노트7 발화 원인 규명과 함께 안정화 단계에 돌입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통상적으로 삼성 사장들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을 때 사장단 회의에 참석치 않다가 사태 수습 후 나타났단 점을 보면, 충분히 설득력있다는 주장이다.

또 최근 갤노트7의 글로벌 회수율이 90%를 넘어서면서 전량 회수에 가까운 결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된 것도 사태 안정화에 힘을 싣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동진 사장이 갤노트7 사태를 어느 정도 마무리하면서 사장단 회의에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이 발화 원인을 밝힌 시점과 고 사장이 회의에 참석한 시기가 겹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