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이단아, 트럼프-IT 거물 화해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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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사람들 (6) 피터 틸 팰런티어 회장
'나홀로 지지'로 비난 받았지만 불편한 관계 푸는데 큰 역할
IT정책·인사 등 주도할 듯
'나홀로 지지'로 비난 받았지만 불편한 관계 푸는데 큰 역할
IT정책·인사 등 주도할 듯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미국을 대표하는 12개 정보기술(IT)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14일 뉴욕 맨해튼 트럼프타워에 집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 측이 주최한 ‘테크놀로지콘퍼런스’에 참석했다.
트럼프 당선자와 이들 실리콘밸리 빅샷은 대선 기간 내내 불편한 관계였다. CEO들은 이민규제 강화와 보호무역주의를 주장하는 트럼프를 대놓고 비난했다. 12개 기업 가치가 2조달러(전체 상장사 시가총액의 약 10%)를 웃돌지만 트럼프에게 후원금은 내지 않았다.
양측 관계를 개선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콘퍼런스를 주선한 건 피터 틸 팰런티어 회장(49·사진)이다. 실리콘밸리 CEO 중 유일하게 후원금까지 내며 트럼프를 지지해 맹비난받은 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 “실리콘밸리의 ‘이단아’ 틸이 차기 트럼프 정부의 IT 정책을 이끄는 중심에 섰다”고 보도했다.
◆“틸, 쿠슈너와 찰떡 호흡”
틸은 대선 기간 실리콘밸리에서 눈총을 받았다. 그가 트럼프 후보에게 125만달러를 지원했다는 사실이 전해지자 그와 동업 관계를 청산하겠다는 기업인도 나왔다. 틸은 지난 7월 말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번영을 누리는 실리콘밸리에만 있으면 미국이 잘못돼가는 것을 모른다”며 “미국은 전반적인 개조가 필요한데 그것을 할 수 있는 사람이 트럼프”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당선 후 그를 인수위 집행위원으로 영입했다. 틸은 인수위에서 첨단기술 분야 인재 인선과 정책 수립 등을 주도하고 있다. WSJ는 “트럼프 당선자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틸이 IT분야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틸은 차기 정부에서 역할을 맡는 것에 회의적이지만 과학과 기술, 방산, 교육분야 재정지출 개혁에 강한 의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가 틸을 “혁신가”라고 평가했다는 점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중용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빅데이터 분석 분야 최고
실리콘밸리 거물들이 모두 트럼프 후보를 ‘언더독’(승리 가능성이 낮은 선수)이라며 외면할 때 틸은 홀로 트럼프의 승리에 베팅했다. 그가 2004년 설립한 회사 팰런티어가 그 비결이었다.
팰런티어는 기업 가치가 205억달러(약 23조9000억원)에 달한다. 비상장 벤처기업 중에선 차량공유서비스 업체 우버(미국)와 IT기업 샤오미(중국), 숙박공유서비스 업체 에어비앤비(미국)에 이어 세계 네 번째다.
팰런티어의 주력 사업은 ‘데이터 마이닝(data mining)’이다. 막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원하는 답을 찾아주는 일이다. 중앙정보국(CIA), 연방수사국(FBI), 국가안보국(NSA) 등 미국 정부의 정보기관과 금융회사, 대형 로펌 등이 주요 고객이다.
2009년 버나드 메이도프 전 미국 나스닥증권거래소 위원장이 저지른 600억달러 규모의 초대형 폰지(다단계 금융) 사기사건을 밝혀낸 것이 팰런티어다. 팰런티어는 당시 40년간의 폰지 거래 기록을 분석했다.
워싱턴DC의 한 정보통신 전문가는 “팰런티어는 빅데이터 분석에 관한 한 세계 최고 수준의 회사”라며 “틸이 과거 미국 대선 자료를 토대로 트럼프를 지지했다는 게 업계 중론”이라고 말했다.
◆“독점 가능한 시장에 진출해라”
틸은 팰런티어 설립 전 온라인결제회사 페이팔을 창업하고 키운 뒤 이베이에 15억달러에 매각했다. 이후 페이스북과 옐프, 슬라이드, 링크트인 등 다양한 신생 벤처기업에 투자해 큰 성공을 거뒀다. 현재 자산이 27억달러로 경영전문지 포브스의 부자 리스트 246위에 올라 있다.
틸은 수학 영재면서도 대학(스탠퍼드대 철학)과 대학원(스탠퍼드대 법학)에서 인문학을 전공했다. 페이팔 매각 후 다양한 투자활동을 통해 얻은 지식을 후배들에게 강의했다. 강의 내용을 기반으로 한 저서 《제로 투 원》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됐다. 그는 저서에서 “독점할 수 있는 시장에 진입해 10년 후의 미래를 명확히 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트럼프 당선자와 이들 실리콘밸리 빅샷은 대선 기간 내내 불편한 관계였다. CEO들은 이민규제 강화와 보호무역주의를 주장하는 트럼프를 대놓고 비난했다. 12개 기업 가치가 2조달러(전체 상장사 시가총액의 약 10%)를 웃돌지만 트럼프에게 후원금은 내지 않았다.
양측 관계를 개선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콘퍼런스를 주선한 건 피터 틸 팰런티어 회장(49·사진)이다. 실리콘밸리 CEO 중 유일하게 후원금까지 내며 트럼프를 지지해 맹비난받은 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 “실리콘밸리의 ‘이단아’ 틸이 차기 트럼프 정부의 IT 정책을 이끄는 중심에 섰다”고 보도했다.
◆“틸, 쿠슈너와 찰떡 호흡”
틸은 대선 기간 실리콘밸리에서 눈총을 받았다. 그가 트럼프 후보에게 125만달러를 지원했다는 사실이 전해지자 그와 동업 관계를 청산하겠다는 기업인도 나왔다. 틸은 지난 7월 말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번영을 누리는 실리콘밸리에만 있으면 미국이 잘못돼가는 것을 모른다”며 “미국은 전반적인 개조가 필요한데 그것을 할 수 있는 사람이 트럼프”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당선 후 그를 인수위 집행위원으로 영입했다. 틸은 인수위에서 첨단기술 분야 인재 인선과 정책 수립 등을 주도하고 있다. WSJ는 “트럼프 당선자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틸이 IT분야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틸은 차기 정부에서 역할을 맡는 것에 회의적이지만 과학과 기술, 방산, 교육분야 재정지출 개혁에 강한 의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가 틸을 “혁신가”라고 평가했다는 점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중용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빅데이터 분석 분야 최고
실리콘밸리 거물들이 모두 트럼프 후보를 ‘언더독’(승리 가능성이 낮은 선수)이라며 외면할 때 틸은 홀로 트럼프의 승리에 베팅했다. 그가 2004년 설립한 회사 팰런티어가 그 비결이었다.
팰런티어는 기업 가치가 205억달러(약 23조9000억원)에 달한다. 비상장 벤처기업 중에선 차량공유서비스 업체 우버(미국)와 IT기업 샤오미(중국), 숙박공유서비스 업체 에어비앤비(미국)에 이어 세계 네 번째다.
팰런티어의 주력 사업은 ‘데이터 마이닝(data mining)’이다. 막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원하는 답을 찾아주는 일이다. 중앙정보국(CIA), 연방수사국(FBI), 국가안보국(NSA) 등 미국 정부의 정보기관과 금융회사, 대형 로펌 등이 주요 고객이다.
2009년 버나드 메이도프 전 미국 나스닥증권거래소 위원장이 저지른 600억달러 규모의 초대형 폰지(다단계 금융) 사기사건을 밝혀낸 것이 팰런티어다. 팰런티어는 당시 40년간의 폰지 거래 기록을 분석했다.
워싱턴DC의 한 정보통신 전문가는 “팰런티어는 빅데이터 분석에 관한 한 세계 최고 수준의 회사”라며 “틸이 과거 미국 대선 자료를 토대로 트럼프를 지지했다는 게 업계 중론”이라고 말했다.
◆“독점 가능한 시장에 진출해라”
틸은 팰런티어 설립 전 온라인결제회사 페이팔을 창업하고 키운 뒤 이베이에 15억달러에 매각했다. 이후 페이스북과 옐프, 슬라이드, 링크트인 등 다양한 신생 벤처기업에 투자해 큰 성공을 거뒀다. 현재 자산이 27억달러로 경영전문지 포브스의 부자 리스트 246위에 올라 있다.
틸은 수학 영재면서도 대학(스탠퍼드대 철학)과 대학원(스탠퍼드대 법학)에서 인문학을 전공했다. 페이팔 매각 후 다양한 투자활동을 통해 얻은 지식을 후배들에게 강의했다. 강의 내용을 기반으로 한 저서 《제로 투 원》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됐다. 그는 저서에서 “독점할 수 있는 시장에 진입해 10년 후의 미래를 명확히 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