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View & Point] 4차 산업혁명시대 기업들 "모으고, 나누고, 띄워라"
IGM세계경영연구원은 최근 각광받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 150개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를 키워드로 요약하면 ‘모으기’ ‘나누기’ ‘띄우기’다.

모으기는 사람 회사 자원 정보를 모아 시너지를 높이는 사업을 뜻한다. ‘옴니채널’ ‘O2O(온오프라인 연계)’ ‘중계 플랫폼’ 등이 있다. 옴니채널은 온라인 오프라인 모바일 등 다양한 경로를 넘나들며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유통 서비스다.

온라인 쇼핑몰과의 경쟁에 밀려 고전하던 오프라인 전자 제품 판매점 베스트바이가 옴니채널 전략을 구사해 실적 호전에 성공했고 미국 메이시스백화점도 옴니채널 전략을 도입해 매출 하락세를 뒤집었다. 삼성전자를 포함한 국내 기업 역시 옴니채널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결합을 일컫는 O2O도 이와 유사한 개념이다. 전에는 오프라인에서 물건을 보고 온라인에서 실제로 구매하는 현상을 뜻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현실세계와 가상세계를 연결하는 개념으로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스마트폰 등으로 가상의 스위치를 클릭해 현실세계의 전등을 켜거나 끄는 게 대표적이다. 활발한 융합을 일으키는 옴니채널과 O2O를 이용한 사업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페이스북 아마존 알리바바 등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기업들의 공통점은 플랫폼을 기반으로 사업한다는 점이다.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차량공유서비스 기업 우버나 숙박공유 업체 에어비앤비도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과거 책이나 상품 등 전통적인 사업을 보완하던 플랫폼 사업이 사람들이 소유하는 자동차나 집을 수요자와 연결해주는 공유경제로 발전하고 있다. 최근에는 골목상점을 묶어 편의를 제공하는 ‘중계 플랫폼’도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다. 예컨대 ‘식권대장’은 여러 식당을 묶어 다양한 메뉴를 제공하고 직원들이 식사를 하면, 기업에서 일괄 결제하는 방식의 사업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모으기의 반대편에는 나누기가 있다. 나누기는 사람 회사 자원 정보에서 필요한 부분만 추출해 효율을 높이는 사업을 말한다. ‘틈새시장’ ‘맞춤형’ ‘아웃소싱’ 등이 나누기 사업을 나타내는 키워드다. ‘위워크’는 공간을 나눈 사무실 임대기업이다. 다른 부동산과 달리 여기는 월 단위 계약이 가능하고 같은 공간을 여러 입주자가 함께 사용할 수 있다. 가격이 싸고, 사용이 자유로울 뿐 아니라 무엇보다 입주자 간 시너지를 낼 수 있어 환영받고 있다.

프리랜서와 1인 가구가 늘면서 시간과 상품을 쪼갠 제품과 서비스도 등장하고 있다. 조조할인 등 시간대에 따라 가격을 달리 판매하는 방식이나, 1인 가구가 쓸 만큼씩 소량 판매하는 상품도 늘고 있다. 이런 현상들이 결합해 발전한 게 ‘정기구독 경제’다. 정기구독 경제는 회원으로 가입하면 정기적으로 물건을 배송받거나, 필요할 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정기적으로 특정 상품을 배달해주는 ‘서브스크립션 커머스’나 전문가가 각 소비자에게 필요한 상품을 선별해 제공하는 ‘큐레이션 커머스’ 등이 여기에 속한다.

개인의 아이디어를 제작, 판매까지 해주는 다양한 아웃소싱 업체들이 생기면서 새롭게 창업한 기업도 있다. 고프로(GoPro)는 서핑을 좋아한 닉 우드먼이 자신의 멋진 모습을 촬영하고 싶어 다양한 외주업체를 이용해 액션캠을 만든 것이 사업의 시작이었다. 소비자가 좋아하는 가치에 초점을 맞춘 ‘린스타트업’ 개발 방식도 맥락을 같이한다.

띄우기는 제품이나 브랜드에 가치를 입혀 효과를 높이는 방법을 말한다. 연관된 경제용어로는 ‘친환경제품’ ‘코즈마케팅’ ‘공정무역’ 등이 있다. 아웃도어 제품을 판매하면서도 환경 보호를 우선으로 하는 파타고니아, 신발 한 켤레를 사면 한 켤레를 기부하는 탐스 등이 이런 기업에 포함된다.

사실 모으고, 나누고, 띄우는 방식은 예전부터 있던 비즈니스 방식이다. 하지만 지금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비롯한 다양한 기술의 발달로 그 폭과 깊이 및 속도가 예전과 확연히 다르다. 빠르게 변하는 기술 발달을 버거워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 변화를 이용하려는 사람에게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열려있는 시대다.

한호택 <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