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딜로이트안진, 둘로 쪼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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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상반기 경영자문 독립
매출 40% 경영자문 분리…기업 감사수수료 오를 수도
매출 40% 경영자문 분리…기업 감사수수료 오를 수도
▶마켓인사이트 12월18일 오후4시40분
국내 2위 회계법인인 딜로이트안진이 내년 상반기에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경영자문 부문을 떼어내 별도 법인으로 독립시킨다. “회계법인이 경영자문 일감을 따내기 위해 해당 기업 회계감사를 느슨하게 할 소지가 있다”는 금융당국의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다른 대형 회계법인에도 경영자문-회계감사 분리 압박이 거세져 기업 회계감사가 훨씬 깐깐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안진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회계감사 투명성 제고방안’을 금융감독원에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 부실 회계감사 혐의로 검찰 조사 및 금감원 감리를 받는 상황을 감안해 감사업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경영자문 부문 분리를 결정한 것이다.
안진의 경영자문 부문은 인수합병(M&A) 주선, 컨설팅 등을 담당한다. 지난해 회계감사(1051억원) 및 세무자문(780억원)보다 많은 117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최대 부문을 떼어낸다는 점에서 사실상 딜로이트안진이 둘로 쪼개지는 셈이다.
안진은 내년 상반기 인적분할 형태로 경영자문 부문을 분사한 뒤 회계감사 및 세무자문 업무만 수행할 계획이다. 두 회사가 독립적으로 운영되도록 기존 안진회계법인 주주는 감사 및 세무 부문 파트너로, 신설 법인 주주는 경영자문 부문 파트너로 구성할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두 회사의 주주가 다른 데다 영업도 각자 따로 할 계획인 만큼 완벽한 별개 회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계법인 업계는 안진의 ‘항복 선언’을 계기로 금융당국이 PwC삼일, 삼정KPMG, EY한영 등 다른 대형 업체에도 회계 투명성 제고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앞서 지난 8월 출범한 ‘회계제도 개혁 태스크포스’ 주요 과제에 ‘감사업무와 비감사업무 간 균형성 확보’를 포함시키는 등 회계법인들에 비감사 업무 비중 축소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회계업계는 경영자문 분리가 4대 회계법인 전체로 확산될 경우 기업 부담이 지금보다 훨씬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기업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진 회계법인들이 ‘감사 품질’을 끌어올린다는 명분으로 깐깐하게 감사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경영자문 부문 분리로 수입이 줄어든 회계법인들이 감사 수수료를 대폭 인상할 가능성도 있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이익률이 높은 경영자문 부문이 떨어져 나가면 대형 회계법인들은 수익을 내기 위해 감사 수수료를 올릴 수밖에 없다”며 “기업 상황에선 감사를 통해 인연을 맺은 회계법인에 ‘원스톱’으로 맡기던 재무자문을 다른 곳에 맡겨야 하는 만큼 시간과 비용을 더 쓰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진의 경영자문 부문 분사는 기업 M&A 자문 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방대한 기업 데이터를 갖고 있는 감사 및 세무자문 부문과 결별하는 만큼 M&A 주선 시장에서 회계법인의 영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4대 회계법인은 골드만삭스 JP모간 등 외국계 증권사와 함께 국내 M&A 재무자문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업계에선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회계법인 고객을 일부 빼앗아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상헌/김태호 기자 ohyeah@hankyung.com
국내 2위 회계법인인 딜로이트안진이 내년 상반기에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경영자문 부문을 떼어내 별도 법인으로 독립시킨다. “회계법인이 경영자문 일감을 따내기 위해 해당 기업 회계감사를 느슨하게 할 소지가 있다”는 금융당국의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다른 대형 회계법인에도 경영자문-회계감사 분리 압박이 거세져 기업 회계감사가 훨씬 깐깐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안진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회계감사 투명성 제고방안’을 금융감독원에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 부실 회계감사 혐의로 검찰 조사 및 금감원 감리를 받는 상황을 감안해 감사업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경영자문 부문 분리를 결정한 것이다.
안진의 경영자문 부문은 인수합병(M&A) 주선, 컨설팅 등을 담당한다. 지난해 회계감사(1051억원) 및 세무자문(780억원)보다 많은 117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최대 부문을 떼어낸다는 점에서 사실상 딜로이트안진이 둘로 쪼개지는 셈이다.
안진은 내년 상반기 인적분할 형태로 경영자문 부문을 분사한 뒤 회계감사 및 세무자문 업무만 수행할 계획이다. 두 회사가 독립적으로 운영되도록 기존 안진회계법인 주주는 감사 및 세무 부문 파트너로, 신설 법인 주주는 경영자문 부문 파트너로 구성할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두 회사의 주주가 다른 데다 영업도 각자 따로 할 계획인 만큼 완벽한 별개 회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계법인 업계는 안진의 ‘항복 선언’을 계기로 금융당국이 PwC삼일, 삼정KPMG, EY한영 등 다른 대형 업체에도 회계 투명성 제고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앞서 지난 8월 출범한 ‘회계제도 개혁 태스크포스’ 주요 과제에 ‘감사업무와 비감사업무 간 균형성 확보’를 포함시키는 등 회계법인들에 비감사 업무 비중 축소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회계업계는 경영자문 분리가 4대 회계법인 전체로 확산될 경우 기업 부담이 지금보다 훨씬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기업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진 회계법인들이 ‘감사 품질’을 끌어올린다는 명분으로 깐깐하게 감사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경영자문 부문 분리로 수입이 줄어든 회계법인들이 감사 수수료를 대폭 인상할 가능성도 있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이익률이 높은 경영자문 부문이 떨어져 나가면 대형 회계법인들은 수익을 내기 위해 감사 수수료를 올릴 수밖에 없다”며 “기업 상황에선 감사를 통해 인연을 맺은 회계법인에 ‘원스톱’으로 맡기던 재무자문을 다른 곳에 맡겨야 하는 만큼 시간과 비용을 더 쓰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진의 경영자문 부문 분사는 기업 M&A 자문 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방대한 기업 데이터를 갖고 있는 감사 및 세무자문 부문과 결별하는 만큼 M&A 주선 시장에서 회계법인의 영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4대 회계법인은 골드만삭스 JP모간 등 외국계 증권사와 함께 국내 M&A 재무자문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업계에선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회계법인 고객을 일부 빼앗아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상헌/김태호 기자 ohyeah@hankyung.com